"너무 억울합니다"...제주, 피켓 들고 울부짖는 60대 부부의 사연
"7년전 공사장 작업 중 부상 불구 산재 인정 못받아...도와 주세요"
최근 제주도청과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피켓을 들고 울부짖는 장년 부부의 모습이 자주 포착되면서, 이들의 사연에 궁금함이 커지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제대로 서 있기도 불편해 보이는 몸을 이끌고 도청과 근로복지공단을 오가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는 김○○씨(63. 여)와 그의 남편 A씨다.
이들은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타이틀의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취재진의 질문에 김○○씨가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을 시작한다. 7년 전 건설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가 입은 부상으로 인해 근로능력을 상실했으나, 산업재해 처리가 되지 않아 생계가 막막하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이들 부부에 따르면, 2016년 12월부터 서귀포시청 별관 증축공사 현장에서 일해 해 오던 아내 김씨는 2017년 4월 철근 일을 하던 중 허리를 삐끗하며 다쳤다고 했다.
이후 일을 할 수 없는 정도로 다리가 아파왔다고 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다리만 아픈 줄 알고 병원에 다녔는데, 2018년 1월 한 정형외과에 갔더니 다리 보다는 허리가 의심된다며 정밀 검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해서 건강관리협회에서 MRI를 촬영하니, 허리의 신경뿌리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5월과 6월, 7월, 8월 여러 병원을 가서 진료받았는데 대부분 같은 진단을 내리고 수술권유를 받았다. 허리에서 다리의 신경을 막아서 다리가 아픈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회사에 산재처리를 요청한 후, 2018년 10월 허리 수술을 받았죠. 그러나 이후 다리에 마비가 와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어요."
문제는 일을 못해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산재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떠한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2019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냈으나, 2020년 불승인이 나왔다고 했다.
그녀는 산재 신청이 인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가 근무했던 현장과는 다른 현장으로 인건비 신고가 되어 고용산재보험 적용이 성립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자신은 서귀포시청 증축공사가 시작될때부터 같은 현장에서 계속 일을 했는데도, 건설사 서류 기록상으로는 3일만 일한 것으로 되어 있고, 다른 현장에서 일한 것처럼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또 "허리의 부상이 과거 병력에 의한 통증이라고 판단한 점도 (불승인 사유로) 작용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저는 과거 협착증 진단을 받은 적도, 치료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산재 불승인이 자신의 의견은 듣지 않고 건설사측의 주장만 수용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건설사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그녀가 고용됐던 하청업체는 H건설, 원도급업체는 Y건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제가 고용돼 있었던 하청업체 측은 '제대로 신고를 해서 원청인 건설사에 산재를 요청하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네는 노동부에 다 신고했다고 하면서..."라고 토로했다.
또 "원청업체 측은 '제가 기초공사 때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에 일했는데, 3일만 일했다고 산재인정을 못한다'고 하구요"라며, 자신의 고용기록이 본인도 모르게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사실을 들었다.
이어 "(주변에 호소하다보니) 재심을 신청해보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 제가 경제적 능력도 없고, 변호사 조력을 받을 형편도 되지 않아 막막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길바닥에 앉아서라도 산재 처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도청 앞에서도 피켓시위를 벌였지만, 직원 한명이 잠깐 나와 이런저런 것을 물어만 봤을 뿐,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면서, "손녀의 도움으로 정부 신문고에도 사연을 올리려 하는데, 우리 부부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라고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옆에 앉아 있는 남편은 지금 몸이 많이 좋지 않아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인데, 우리 식구 힘만으로는 살아갈 여력이 없어 이렇게 함께 나와 피켓을 들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피켓들과 그간의 경위를 적은 빼곡한 글씨의 대자보 같은 플래카드는 함께 살고 있는 손녀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했다.
남편 A씨도 취재진을 향해 작고 간절한 목소리로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꼭 도와주세요". <헤드라인제주>
* 위 기사와 관련해,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28일 <헤드라인제주>에 "이 분의 사례는 매우 안타깝기는 한데, 산재 심의에서 불승인된 후 이의 신청을 통해 대법원까지 갔으나 최종 인정되지 않은 사례"라고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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