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트럼프의 외교전쟁 속 ‘갈라파고스’에 갇힌 한국

“한국 패싱이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6월부터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겁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장관 등 고위직들이 순방에서 한국만 빼놓는 ‘한국 패싱’을 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트럼프의 목표는 중국이고, 양상은 경제·안보의 복합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패싱은 한국의 리더십 공백 때문일 뿐”이라며 “새 대통령의 취임은 비이성적일 정도로 지나친 트럼프의 요구가 경제와 안보 전 분야로 확대·융합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5/joongang/20250425001431691cyau.jpg)
한국의 외교·안보의 시계는 탄핵으로 인해 멈춰섰다. 그러나 트럼프가 바꿔 놓은 국제 정세는 한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새 대통령은 6·3 대선과 동시에 외교 전쟁에 참전해야 한다.
당장 6월 15~17일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다. 주최국 캐나다가 한국을 초청할 경우 새 대통령의 외교 데뷔 무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회의는 ‘초짜’ 대통령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최국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칭하고 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최악의 침해국이라며 징벌적 관세로 협박한다. 운이 좋아 초청받더라도 한국의 자리는 테이블의 ‘말석’이다. 더구나 이번엔 연합할 우군도 없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보다 오히려 일본 등 주변국이 한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한국이 대미 교섭에서 연합할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한국을 철저히 밟고 미국의 ‘총애’를 받을 독자 생존 전략을 구사할지 판단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연한 말이지만 외교에선 자국의 이익 외에는 피도 눈물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G7에 이어 24~26일엔 네덜란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지목한 기구다. 전임 대통령은 3년 연속 나토 회의에 참석했다. 그리고 7월 9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통보한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된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는 국제 정세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를 향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약속한 듯 안보 전략에 대해서만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고 국민의힘 주자들은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핵무장론을 반복한다. 이들 중 누군가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와중에도 외교 시계는 ‘잔인한 6월’을 향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강태화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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