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영토 포기’ 종전안 수용 압박
트럼프 “그러면 킬링필드만 길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림반도 등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포기하라는 종전안을 거부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킬링필드(대학살)를 장기화할 뿐”이라며 수용을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문제에 완강한 입장이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지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젤렌스키의 발언은 평화 협상에 매우 해롭다”며 “크림반도는 이미 (우크라이나가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때 빼앗긴 땅으로 이번 협상에선 논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도 젤렌스키에게 크림반도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겠느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그가 크림반도를 진심으로 원했다면 11년 전 러시아에 무력으로 병합당할 때 왜 싸우지 않았느냐”며 “젤렌스키의 선동적 발언은 전쟁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또 “젤렌스키의 발언은 킬링필드를 장기화할 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며 “우리는 협상에 매우 근접했다. 승부할 카드가 없으면 이제 결정하라”고 몰아세웠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 모인 우크라이나·영국·프랑스·독일 외무장관에게 “트럼프의 최종 제안”이라며 종전안을 제시했다. 이 종전안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지배권을 인정하고 2022년 개전 이후 현재까지 형성된 전선대로 양국의 영토를 확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젤렌스키는 전날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전장과 협상에서 모두 수세에 몰렸던 지난달에도 “영토 문제만은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가 종전안을 거부하자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즉각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분명한 제안을 했다. 이제 그들이 받아들일 차례”라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손을 떼겠다”고 위협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엑스에서 “협상할 준비는 됐지만 항복하지는 않겠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지배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젤렌스키의 뜻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의 종전안에 러시아는 반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그 노력을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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