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주님 앞엔 동서양 없다… 콘클라베 빨리 끝날 것”

류지영 2025. 4. 24. 19: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첫 남미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계기로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차기 교황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새 교황 유력 후보군인 유흥식 추기경이 "주님에게는 동서양이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23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콘클라베(새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투표)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추기경은 차기 교황 후보군 가운데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력 교황 후보… AP통신 인터뷰

교황 선출과 지역·인종 무관 강조
프란치스코도 생전 비유럽권 기용

보수파는 ‘교리 우선’ 목소리 높여
“또 진보 교황 선출되면 분열”주장

프란치스코 방한 결심 이끌었던 유흥식 추기경  2018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왼쪽) 교황과 이야기를 나누는 유흥식 추기경의 모습. 당시 유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 대전교구장을 맡고 있었다. 2013년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처음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유 추기경은 이듬해 교황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제공

첫 남미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계기로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차기 교황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새 교황 유력 후보군인 유흥식 추기경이 “주님에게는 동서양이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차기 교황이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한국에서 왔지만, 성령께서 어떻게 말씀하실지 두고 보겠다”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은 23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콘클라베(새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투표)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파리 대교구나 밀라노 대교구처럼 특정 교구의 교구장이 자동으로 추기경으로 임명되는 관행을 깨고 가톨릭 교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추기경을 임명해 왔다. 유 추기경도 이런 인사 개혁의 과정에서 발탁됐다. 그의 발언은 남미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례에 비춰 관행이나 지역, 인종 등의 가치는 이번 교황 선출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콘클라베는 어느 때보다 비(非)백인 교황 선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탈유럽화’를 기치로 내걸고 아시아·아프리카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 때문에 다양성을 중시한 그의 유지가 차기 교황 선거에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추기경은 차기 교황 후보군 가운데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지난 22일 특집 기사에서 유 추기경을 12명의 유력 후보에 포함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교황은 교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가톨릭 보수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톨릭 보수파의 ‘맏형’ 격인 게르하르트 뮐러(독일) 추기경은 이날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통파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교회가 두 갈래로 쪼개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진보 성향 성직자가 다시 수장이 되면 교회가 분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뮐러 추기경은 “이는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정통과 이단의 문제”라며 “후임 교황이 세상의 박수갈채를 받으려고 교회를 인도주의 단체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뮐러 추기경은 교황 생전에도 ‘그의 정책이 성경에 위배된다’고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다 2017년 바티칸 신앙교리부 장관에서 해임됐다.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이 비밀투표에 나서며 최종 교황 선출까지 외부와 격리된 채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가 반복된다.

류지영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