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해제 의결 뒤에도 "일머리 없다"며 추가 병력 파악 지시

안홍기 2025. 4. 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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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중요임무종사 공판 증인신문... 합참 계엄과장 "'지체없이 해제' 계엄법 알렸더니 질책"

[안홍기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3월 26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5.3.26
ⓒ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이 국회가 계엄해제요구안을 가결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일머리가 없다"며 계엄사령부 상황실 구성을 재촉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병력 부족' 얘길 들은 박 총장이 2사단의 현황을 알아보라고 한 것도 해제 의결 뒤였다.

24일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한 공판에는 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으로 계엄사령부 상황실 구성 지원을 맡은 권영환 육군 대령이 증인으로 나왔다.

증인신문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일머리가 없다는 말을 몇 번 들었느냐, 왜 그런 말을 들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권 대령은 "이 질문이 나올 때마다 굉장히 마음이 아픈데"라면서 박 총장의 질책이 있었던 상황을 열거했다.

권 대령은 "굉장히 많이, 수차례 그 말을 들었고, 계엄 상황과 관련된 경우, 합참에 들어오려는 기자단과 관련된 것, (박안수가) 예하 부대의 전화를 받고 나서 있었던 것, '경찰청장 전화번호도 파악하지 못 하냐', '사단이나 연대보다 못한 조직'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한 것 등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안수 총장은 국회가 계엄해제요구안을 의결한 이후 권 대령이 '지체없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계엄법 내용을 알려준 데 대해서도 "'일머리'와 관련된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권 대령은 증언했다.

권 대령은 군 병력이 국회 등으로 출동한 사실을 작전회의실에 마련된 TV에 나오는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 병력이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게엄사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된 이재식 준장의 지시를 받고 각 부대에 연락해 파악했다고 증언했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아 구속기소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공판에서는 박안수 총장이 어디선가 '병력이 부족하다'는 얘길 듣고 2신속대응사단 병력을 추가 투입할 수 있을지 알아보라고 한 시점이 언제인지, 실제 병력을 동원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뤄졌다.

권 대령은 이재식 준장으로부터 '가용병력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국회가 계엄해제요구를 의결한 이후라고 증언했다. 마찬가지로 이날 증인으로 나선 이 준장도 자신이 박 총장으로부터 '가용인원을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 12월 4일 오전 1시 경으로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의결 이후라고 증언했다.

증거로 제출된 권 대령의 수첩 메모에는 '201, 203 01시 넘어 연락'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에 대해 권 대령은 자신이 계엄 당일 직접 작성했으며, 이재식 준장으로부터 '2신속대응사단 201여단과 203여단이 출동 명령시 출동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고 해당 부대에게 12월 4일 오전 1시 넘어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권 대령은 "제가 (출동) 복장과 수단에 대해서 물었을 때 이재식 준장이 '걔들은 체육복 입고 자면 돼'라고 말해서 제 마음 속으로는 안도감이 들었다"며 "일단 당장 출동이 아니고 체육복을 입고 자면 된다는 말에 안도감이 들었다"라고 증언했다.

2사단 출동 준비와 관련해 이재식 준장은 "(추가) 병력 투입을 검토하지 않았다. (박 총장이) 병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어떤 부대가 있느냐, 2사단도 있지 않냐, 2사단 병력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라고 하고 그 이후에 아무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 준장은 이날 공판에서 특전사와 수방사 등의 병력의 출동에 대해선 계엄 선포 이전에 사전지시가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증언했다.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12월 3일 오후 10시 28분 경 화상으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열었는데 이때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은 제한사항을 확인하고, 기존에 하달했던 임무를 정상적으로 실시하라"고 지시한 대목에 대해 이 준장은 "장관이 길게 지시하지 않았고 짧게 했기 때문에 언제가 됐든 먼저 (병력 출동에 관한) 말씀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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