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가, 모방인가... AI 이미지가 불러온 논쟁

이나현 2025. 4. 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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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를 중심으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이 새로운 디지털 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자는 챗지피티(Chat GPT)와 이미지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신의 사진이나 특정 문장을 입력하면, 마치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감성적인 이미지가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김씨는 "지브리는 제게 있어 예술 이상의 의미예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전하는 철학과 감성은 사람의 손에서 비롯된 건데, 그걸 AI가 몇 초 만에 흉내 낸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좀 씁쓸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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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번지는 AI 지브리 이미지 유행과 그 이면

[이나현 기자]

 직접 챗지피를 활용하여 만든 지브리풍 이미지
ⓒ 이나현
최근 SNS를 중심으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이 새로운 디지털 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자는 챗지피티(Chat GPT)와 이미지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신의 사진이나 특정 문장을 입력하면, 마치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감성적인 이미지가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이 콘텐츠들은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숏폼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GhibliStyle', '#AI지브리' 등의 해시태그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지브리로 나를 그려줘'라는 요청은 새로운 자기 표현 방식이 되고 있다. 특히 ChatGPT와 DALL·E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사용자가 문장을 작성하고 그림 스타일까지 지시할 수 있어 콘텐츠의 정교함이 한층 더 높아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이도현씨는 최근 이 트렌드를 직접 체험했다. 그는 "처음엔 친구가 만든 걸 보고 재미 삼아 따라 해봤어요. '1980년대 일본 시골 마을 배경,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는 나를 그려달라'고 했더니 영화처럼 그려줘서 놀랐어요"라며 "그림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고 내 인생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된 것 같아 기분이 묘했죠"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재미로 끝나지 않고, 어떤 감성적인 만족감까지 있어서 요즘도 만들어보곤 해요. 사람들에게 공유하면 반응도 좋고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가 유행 콘텐츠로 소비되는 것을 넘어 법적·윤리적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AI가 모방하는 지브리 스타일이 단순한 예술적 오마주인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인지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지브리 작화 스타일을 AI가 무단으로 차용하는 행위가 실제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정치인은 AI 생성 이미지가 기존 저작권을 침해하는지에 대해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며, 저작권법 개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유사한 문제에 대한 규범 정립이 논의되고 있다.

20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인 김민지씨는 이러한 현상에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한다. 김씨는 "지브리는 제게 있어 예술 이상의 의미예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전하는 철학과 감성은 사람의 손에서 비롯된 건데, 그걸 AI가 몇 초 만에 흉내 낸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좀 씁쓸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창작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하다고 봐요. 사람들이 그 경계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재미로 소비하는 게 안타까워요"라고 덧붙였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동 창립자 미야자키 하야오는 과거 인터뷰에서 AI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한 애니메이션 박람회에서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생명에 대한 모욕"이라고 언급했으며, "나는 그런 무감각한 기술에 내 세계를 맡기고 싶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지금도 AI 예술 윤리 논의의 대표적인 인용문으로 남아 있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창작이 기존 예술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그리고 법과 윤리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술은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를 열었지만, 동시에 독창성과 윤리에 대한 고민을 던지고 있다. AI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의 유행은 이러한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현상이다. 결국, 우리 사회는 지금 '기술이 모방하는 감성을 예술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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