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수집'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 의중은?

양형석 2025. 4.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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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아시아쿼터 와일러 지명 이어 FA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 영입

[양형석 기자]

현대건설에서 6년간 활약했던 고예림이 페퍼저축은행 이적을 선택했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구단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은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고예림은 계약 후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시고 함께하자고 해주신 페퍼저축은행에 감사 드린다. 장소연 감독님을 믿고 큰 고민 없이 선택했고 새로운 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느덧 프로에서 12년을 보낸 고예림은 공수 균형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수비가 약점인 페퍼저축은행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하지만 비 시즌에는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장위와의 재계약 불발로 미들블로커가 약해진 페퍼저축은행이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에 이어 FA로도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을 영입한 것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공수를 겸비한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을 영입했다.
ⓒ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4연속 최하위 속 장점이었던 블로킹 높이

지난 2021년 V리그 여자부의 7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은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며 기존 구단들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FA 최대어'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중·상위권 도약을 기대했던 2023-2024 시즌에는 V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연패인 23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여기에 오지영 리베로의 가혹행위 논란과 조 트린지 감독의 경질 등 구단 안팎으로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 3월 장소연 감독이 부임하며 팀을 재정비한 페퍼저축은행은 2024-2025 시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전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6승)을 세운 페퍼저축은행은 2월 19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전에서 3-0 승리를 따내며 창단 첫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3월 11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전에서는 리버스 스윕 승리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10승만큼 간절히 원했던 창단 첫 최하위 탈출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1승17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GS칼텍스 KIXX가 후반기에 11승7패로 놀라운 반전을 만든 반면에 전반기 6승12패를 기록했던 페퍼저축은행은 후반기에서 5승13패로 부진했다. 그렇게 GS칼텍스에게 추월을 허용한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역대 최초로 4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 됐다.

11승 25패라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이 말해주듯 페퍼저축은행이 창단 후 첫 세 시즌에 비해 크게 발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2024-2025 시즌 팀 득점 6위(2947점)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은 공격성공률 (35.98%)과 서브(세트당 0.92개), 리시브 효율(24.19%) 등 여러 지표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제 막 신생 구단의 색깔을 벗었을 뿐 순위 경쟁을 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뜻이다.

그나마 페퍼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가졌던 부분은 바로 블로킹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정규리그에서 세트당 2.3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이어 팀 블로킹 3위에 올랐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196cm의 장신 미들블로커 장위가 세트당 0.66개(5위)의 블로킹을 기록했고 외국인 선수 테일러 프리카노도 세트당 0.44개로 뛰어난 높이를 과시했다.

미들블로커 대신 아웃사이드히터 모으는 페퍼
 페퍼저축은행은 주전 미들블로커 장위와의 재계약이 불발 됐음에도 미들블로커 보강을 하지 않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다음 시즌 높이에서의 장점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재계약을 희망했던 아시아쿼터 장위가 올해 열리는 자국의 스포츠 대회를 위해 중국의 소속팀 베이징자동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능성을 보였던 유망주 염어르헝 역시 10경기 만에 무릎 부상이 재발해 4번째 수술대에 오르며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다. 페퍼저축은행이 비 시즌 동안 미들블로커 보강이 필요했던 이유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비 시즌에서 미들블로커가 아닌 아웃사이드히터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1일에 있었던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지만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활약했다가 부상으로 10경기 만에 팀을 떠났던 와일러를 지명했다. 여기에 FA시장에서도 고예림과 계약하면서 비 시즌 동안 미들블로커가 아닌 아웃사이드히터만 2명을 새로 영입했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에는 현주장이자 7억7500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클러치박' 박정아와 팀의 초대주장을 역임한 이한비, 그리고 이예림과 박은서,박경현까지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아웃사이드히터가 5명이나 된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와일러와 FA 고예림까지 가세했으니 페퍼저축은행의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은 포화 상태가 됐다. 본의 아니게 기존 선수들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반면에 장위가 빠지고 염어르헝의 초반 투입이 불투명한 미들블로커 포지션에는 현재 주전급이라 할 수 있는 선수가 23일 재계약한 하혜진 정도 밖에 없다(그나마 하혜진도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10경기에 결장했다). 만약 페퍼저축은행이 트레이드 등을 통해 시즌 개막 전까지 미들블로커 포지션을 보강하지 못하면 통산 득점 24점의 박연화나 16점의 임주은 같은 신예들이 주전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다음 시즌을 위해 페퍼저축은행에게 가장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 미들블로커라는 사실은 현역 시절 최고의 미들블로커였던 장소연 감독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 대신 이미 자원이 충분한 아웃사이드히터 보강을 선택했다. 과연 다소 의아한 페퍼저축은행의 비 시즌 행보가 다음 시즌 성적과 어떻게 연결될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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