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조문 첫날 수십만 인파…교황청, 조문 시간 연장 검토
낮은 관 위치, 겸허한 정신 반영
25일까지 조문, 26일 장례 미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되면서 일반 신자의 조문이 시작됐다. 조문 첫날 수십 만명의 추모 행렬이 몰려들어 바티칸은 조문 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1일 교황 선종 이후 로마에 모인 추기경단은 운구 행렬을 이끌고 산타 마르타의 집을 출발해 아치형 통로와 성 베드로 광장을 지나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문으로 향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2만여 명의 신자가 경건한 박수로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교황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한가운데 자리한 청동 구조물 발다키노(천개, 天蓋) 앞에 놓였다. 발다키노 아래에는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던 ‘고백의 제대’가 있고 그 아래에는 초대 교회 수장인 성 베드로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예식이 마무리된 뒤 추기경단이 관 앞에 나아가 교황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일반 신자의 조문이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은 목재 받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공개됐다. 과거 교황들은 허리 높이의 관대 위에 안치됐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원하지 않았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항상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보듬었던 교황의 겸허한 정신이 관 위치에도 반영됐다.
교황청은 당초 조문을 밤 12시까지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자정 이후에도 대성전을 개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에는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25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반인 조문이 허용된다. 24∼25일에도 추모객 규모에 따라 조문 시간이 연장될 수 있다.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이 집전한다. 이후 교황은 유언에 따라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될 예정이다. 교황은 자신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투표 ‘콘클라베’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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