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흑비둘기” 울산 고교생이 생생히 담아냈다

관찰이 취미인 한 고등학생이 울산 해안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사진)를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흑비둘기를 발견한 학생은 울산제일고 1학년 이승현군이다. 지난 12일 토요일 오전 6시쯤 주말마다 이어오던 탐조 활동 중 울산 동구 해안에서 낯선 비둘기를 포착했다. 하루 5시간에서 많게는 12시간씩 탐조를 한다는 이군은 이날도 카메라와 망원경을 들고 해안을 살피던 중 흑비둘기와 함께 나그네새로 분류되는 철새 한 마리를 동시에 관찰했다.

이군(사진 오른쪽)은 즉시 촬영에 나섰고, 새 관찰 모임 ‘짹짹휴게소’의 홍승민 대표에게 연락해 현장으로 오도록 요청했다. 이후 홍 대표가 더욱 선명한 사진을 확보하면서 흑비둘기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관찰은 3일간 이어졌으며, 울산에서 흑비둘기의 생생한 사진 기록이 남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군은 지난해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청다리도요사촌’을 발견해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평소 한 달에 15차례 이상 탐조 활동을 이어가며, 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장래 희망을 묻자 “특별한 직업을 생각한 적은 없지만, 새와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흑비둘기는 국내에서 서식하는 비둘기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검은색 바탕에 보라색과 녹색 광택이 감도는 깃털을 갖고 있다. 동백나무나 후박나무 등이 자라는 도서와 해안 지역에서 서식하며, 다른 비둘기와 달리 흰색 알 1개만 낳는 독특한 번식 습성을 지녔다. 1936년 울릉도에서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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