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기적 쓴 한국 애니, 다들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장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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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예수의 생애> 스틸컷 |
| ⓒ 에인절 스튜디오 제공 |
대학생인 딸아이는 교회 선데이 스쿨(Sunday School, 어린이 교육 부서)에서 보조 교사를 한다. 부활절이 다가오면 가장 바빠지는 부서다. '에그 헌트(Egg Hunt)' 행사를 위해 플라스틱 달걀 모형안에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나 사탕도 넣어야 하고,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잘 알려주기 위해 사순절(Lent) 기간 내내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이번 부활절 교육 부서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애니메이션 영화 <예수의 생애>에 쏠렸다.
이 영화는 한국에는 7월경 개봉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11일에 미국에서 먼저 개봉을 했고 이달 중에 50개국에서 개봉을 한다. 지금은 잠시 한국에 나와 있기에 영화가 어땠는지 뉴욕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해 물었다. 단지 신앙 교육에 유익한 정도인지, <이집트 왕자>처럼 작품성도 있는지, 무엇보다 한국 제작진이 만든 작품이라 반응이 궁금했다.
영화의 미국 배급은 '엔젤스튜디오(Angel Studios)'가 담당한다.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탄탄한 실화 영화 제작으로 소문난 곳이다. 아동 성 착취와 인신매매 사건을 다룬 <사운드 오브 프리덤>(2023년)이 대표적 흥행작이고, 지난해 부활절 시즌에는 미국 최초의 성자(Saint)로 추대된 카브리니 수녀의 전기적 영화로 시선을 모았다. (관련 기사: 미국에서 '이민자의 어머니'로 추대된 인물 https://omn.kr/27zq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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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예수의 생애> 포스터 |
| ⓒ 에인절 스튜디오 제공 |
이곳의 작품이 웰메이드라는 입소문이 퍼져, 요즘은 개봉 전부터 '선 기증' 마케팅도 종종 진행한다. <예수의 생애> 역시 대상을 어린이로 바꿨을 뿐, 무료 티켓 나눔과 기증 전략을 그대로 가져왔다. 영화를 본 아들은 "이번에는 영화 초반 크레딧이 시작되자 영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증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미 영화를 본 아이들의 인터뷰 영상과 함께 소외계층을 위한 선한 나눔도 부탁받으니 영화관에 꽉 찬 관객들이 일제히 폰으로 QR을 찍고 기증에 동참하는 진기한 풍경을 봤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부활절 시즌이라 단체 손님이 많은데, 기증과 나눔으로 혜택을 입고 어린이 관객까지 상당했다. 이웃이 영화표 예매가 어려웠다고 투덜거린 건 이 때문이리라. 비종교인인 미국의 또 다른 이웃은 어린 자녀를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영화 <이집트 왕자>나 <겨울 왕국>처럼 볼만하냐고 넌지시 물으니 "영상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not boring, just awe)"고 말했다. 한국에서 제작한 영화라고 설명하자 "그거야말로 흥미롭다"고 웃었다. <이집트 왕자>가 성경 인물 모세를 다루면서도 종교 영화를 넘어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으로 호평받았듯 <예수의 생애>도 비슷한 가능성이 보인다.
우리와 같은 교회를 다니는 한 대학생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이 영화를 봤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은 손자들이 어릴 때 <예수의 생애>의 원작이 되는 찰스 디킨스의 <우리 주님의 생애>를 읽어줬단다. 영화는 원작과 차이가 있지만, "아동용 영화만은 아니다"며 즐겁게 관람했다고 한다. 영화를 본 또 다른 대학생은 "홍보 영상을 볼 때는 흥미가 없었다. AI로 만든 건가 싶게 어딘가 움직임이 어색하고, 화면은 어둡고, 뻔한 타임슬립 이야기려니 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는 "캐릭터의 움직임이 정교하고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좋은 장면도 있어 충분히 즐겼다. (무엇보다) 주인공 소년 월터가 단지 예수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예수와 접촉점을 가지는 후반 장면들은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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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예수의 생애> 포스터 |
| ⓒ 에인절 스튜디오 제공 |
사실 이런 특징은 예수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 시리즈 < The Chosen >에도 드러난다. 이 시리즈는 이 땅을 실제로 걷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았던 친근하고 인간적인 예수를 그렸다. 성경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공간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조밀하게 채워, 예수뿐 아니라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따르던 인물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잉꼬부부인 베드로, 약혼녀를 잃은 도마는 물론 사역을 마친 후 피곤함에 절어 쓰러지듯 잠자리에 드는 예수의 모습에서 '기적'만큼이나 중요한 '사람과 함께 한 예수'를 만날 수 있다.
친정에 오자마자 노년의 부모님께 이 작품을 권했다. 부모님 세대의 종교관으로 이런 드라마를 이해하실 수 있을까 잠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시즌 1~4까지 매번 몰입해 보고 계신다. 예수의 주변 인물에게서 많은 성찰을 얻게 된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미국에서 가져온 가장 큰 선물이라고도 했다.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 왕 같은 권력을 휘두르고자 하는 사람들로 세상이 어지러운 때다. 이 시기라 자신이 가진 힘과 권위로 세상과 사람을 겸손하게 섬긴 '예수'의 생애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 The Chosen >은 현재 관련 앱을 통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부활절에 맞춰 시즌 5가 공개됐고,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지난 2월부터는 CTS 채널을 통해 더빙 버전이 방영 중이다. 한국에서 <예수의 생애>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한 편씩 감상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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