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선후보 추대위원장, 알고 보니 이 사람이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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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대통령 국민추대위원회 주관으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대통령 후보 출마요청 국민추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부터 다섯번째가 박성섭 전 덕산그룹 회장 |
ⓒ 이정민 |
먼저 위헌 계엄과 내란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대행이 윤석열이 파면된 이 시점에서 대통령 후보로서 승산이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더 놀란 건 해당 추대위가 이날 찍은 기념사진이었다. 만 75세의 나이로 국무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한 한 대행이 대통령 후보까지 나서는 건 노욕이라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기념사진 속 인물들은 단 한 명의 청년을 제외한다면 최소 50대 이상, 일부는 한 대행보다도 연로해 보이는 이들로 구성되었다. 게다가 여성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진부함과 고령이라는 한 대행의 단점을 부각하기에 이보다 안성맞춤일 수 없었다.
더더욱 놀란 건 추대위의 공동위원장으로 박성섭 전 덕산그룹 회장이 나선 사실이다.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 내내 마이크를 잡으며 취재진들과도 질의문답을 이어가는 등 추대위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처럼 비쳤다. 박 위원장은 "구국의 정신으로 보수의 가치인 자유·공정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섰다"며 추대위가 출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박 위원장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모르겠다. 왜냐하면 박 위원장은 덕산그룹 부도 사태로 5천억 원의 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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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검찰은 박 위원장이 은행대출금과 어음 등 930억 원을 갚지 않았고, 회사 돈 160억 원을 횡령했으며, 부도위기에 놓인 덕산그룹에 자그마치 5천억 원의 불법 지급보증을 서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사진은 1995년 당시 MBC 뉴스데스크의 관련 보도. |
ⓒ MBC 뉴스데스크 |
당시 검찰은 박 위원장이 은행대출금과 어음 등 930억 원을 갚지 않았고, 회사 돈 160억 원을 횡령했으며, 부도위기에 놓인 덕산그룹에 자그마치 5천억 원의 불법 지급보증을 서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박 위원장이 "파행적으로 기업을 경영, 계열사들의 연쇄 부도 사태를 유발하고 2백∼3백억 원에 이르는 금융 피해를 입혀 건전한 기업 풍토 정착을 저해하고 관련 회사와 수많은 종업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만큼 중형을 선고한다"라며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 199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확정했다.
부도 당시 덕산그룹 계열사의 하청업체는 자그마치 700여 개에 달해 수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 정부 또한 덕산그룹의 부도로 광주와 전남 지역 중소기업들에 600억 원의 자금을 긴급지원하고 부도로 인한 광주시의 손실액을 최고 420억 원까지 중앙정부 예산으로 부담하는 등 수백억 원의 세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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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대통령 후보 출마요청 21대 대통령 국민추대위원회 주관으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대통령 후보 출마요청 국민추대 기자회견'에서 박성섭 공동위원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 이정민 |
2012년에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운영권을 주겠다며 총 8억 5천만 원을 가로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3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다음 해인 2013년에는 아예 조선대의 재단 운영권을 되찾으려고 청와대 행정관 등에게 수천만 원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뇌물로 준 혐의로 검찰에 뇌물공여죄에 따라 구속됐다.
2015년에는 조선대에 교직원으로 채용해주겠다며 채용알선을 빌미로 돈을 받은 혐의로 지명수배 대상에 오르기까지 했다. 박 위원장은 결국 지명수배 10개월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당시 박 위원장은 채용알선 사기 외에도 폭행과 상해 건도 별건으로 고발당한 상태였다.
공정 내세우며 한덕수 추대하기 전에 과거 잘못부터 반성하기를
이처럼 박 위원장은 기업인 시절에는 수천억 원을 배임하고 160억 원에 달하는 회사 자금을 횡령했고, 그런 부도덕한 경영으로 인해 회사가 파산하자 부친이 총장이었던 조선대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우리는 표현의 자유, 평등과 인권과 평화와 정의라는 이념을 더욱 구체화해서 보수의 가치인 자유와 복지와 공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한덕수 대행을 대통령으로 추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누군가를 대통령으로 추대하겠다고 나서기에 앞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뼈저린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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