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황제주' 에코프로…다시 부활 조짐, 왜?
[한국경제TV 성낙윤 기자]
<앵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에코프로 그룹주가 지금은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전기차 캐즘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인데, 올해 들어 반전을 모색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성 기자, 에코프로그룹주 요즘 어떻습니까?
<기자>
'빛바랜 영광'부터 짚고 넘어가볼까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2월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 2위에 나란히 올랐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지난해 에코프로그룹은 연결 기준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3천억원에 달했습니다.
주가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3일 기준 각각 4만5,150원, 8만7천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각각 최고가가 30만8천원, 58만4천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주 입장에서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앵커>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지 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할 텐데,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오는 29일에 발표할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실적이 방향타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NH투자증권은 "SK온 중심의 재고 확충 효과로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2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간 영업익은 내년 2,300억원, 2027년 4,400억원까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의 유럽 판매 비중은 60%로 추정되는 만큼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헝가리 양극재 공장이 올해 말 가동될 예정인데요,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올해 양극재 판매량이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흑자 전환과 영업이익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어떤가요? 이렇다 할 호재가 있는 건가요?
<기자>
최근 송호준 대표는 "1분기 공장 가동률이 많이 회복된 상황"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수요 증가에 따라 2·3분기에도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에코프로 측에 문의해본 결과, 해당 부분은 대외비라서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회사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건 오는 30일로 예정된 1분기 실적입니다.
지주사 전환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자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실현했던 만큼, 이익폭의 증감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에코프로의 매출 구조를 보면, 40%가량이 원재료를 조달·판매하며 발생한 수익입니다.
최근 3년간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니켈 제련소, QMB라는 곳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 전략이 먹혀든 겁니다.
이 제련소는 연간 5만톤의 니켈을 양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제련소 '메이밍'에도 돈을 들였는데, 이 곳은 연간 2만5천톤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중 인니 니켈 사업장에 추가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투자 수익을 제외하고서라도,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니켈은 에코프로의 주력인 삼원계(NCM) 배터리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가 자체 사업으로 흑자폭을 계속 키워나간다면 주가 재평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회사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는 '지주사 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앵커>
우려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마냥 좋지만은 않을 텐데요,
<기자>
물론 있습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현지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iM증권은 "유럽 배터리 시장 내 중국 업체들과 경쟁 심화 등으로 이차전지 업종의 비우호적인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내년과 내후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67배, 29배인 점도 부담입니다.
글로벌 이차전지 셀·소재 기업 중 PER이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에코프로그룹주의 폭락 원인 중 하나였던 공매도 리스크도 여전합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각각 2,600억원, 3,600억원에 달하는데요.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달 31일(2,300억원, 3,500억원) 대비 오히려 늘었습니다.
한동안 공매도로 유발되는 주가 하방 압력이 꽤나 클 것이란 의미입니다.
정리하자면, 곧 있을 실적 발표에서 명확한 개선세를 보여줘야만 가시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권슬기, CG 정도원
성낙윤 기자 nys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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