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서 17조 버는데 영업익 '뚝'…LG이노텍, 반전 승부수는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LG이노텍이 오늘(23일) 장 마감 이후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전망인데, 주력인 애플의 아이폰 부진이 원인입니다.
LG이노텍은 첨단 반도체 기판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이익이 얼마나 줄어드는 겁니까?
<기자>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40%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65억 원입니다.
매출은 4조 4,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오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출이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왜 이렇게 떨어지는지, 의문이 들 수 있겠죠.
LG이노텍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카메라 모듈을 중국에 있는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에 납품하는데요.
애플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당연히 LG이노텍에는 반가운 소식이고요. 덕분에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부품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품 가격을 내렸고, 결국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앵커>
애플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LG이노텍도 매번 들썩이고 있는데,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 겁니까?
<기자>
공시를 보면 역추적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단일 고객에 대한 매출은 광학·기판사업부 등의 매출 17조 672억 원"이라고 나왔는데요.
여기서 단일 고객은 애플을 가리키거든요.
LG이노텍의 지난해 매출이 21조 2천억 원인데, 애플에서만 17조 원 넘게 벌어들인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따질 경우 애플 비중이 80%인 겁니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실제로 LG 계열사가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54% 정도고요.
삼성전기는 삼성전자가 최대 고객인데, 매출 의존도가 29%인 만큼 애플은 그보다 비중이 낮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애플이 관세 직격탄을 크게 맞을 뻔했죠.
아직 관세 불확실성도 가시지 않았는데,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반기에는 주가와 실적 모두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공격하는데,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완제품 90%를 만들고 있죠. 10%는 인도에서 생산하는데요.
일단 스마트폰과 컴퓨터, 반도체 등 전자제품이 상호관세 대상에서 빠졌죠.
애플은 물론 LG이노텍도 한숨을 돌렸습니다.
물론 품목별 관세가 예고된 상태인데요.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에 대한 편의를 봐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로비가 합법이죠. 관세가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팀 쿡 애플 CEO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움직임에 나설 것이란 설명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고, 애플이 인도 생산 비중을 늘리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특히 LG이노텍의 경우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가 성수기로 여겨지는데요.
아이폰17 시리즈부터 프리미엄 카메라 사양이 상향되면서 부품 공급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LG이노텍이 애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밀병기는 없습니까?
<기자>
LG이노텍은 새 먹거리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택했습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한 종류입니다.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 끝판왕으로 불리는데요.
일반 기판보다 신호 전달이 빠르고 전기 손실이 적습니다.
사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입니다.
지난 2022년에 FC-BGA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LG전자로부터 구미 4공장을 인수해 지난해 말 대량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국내에선 삼성전기가 꽉 잡고 있는데요.
LG이노텍이 'AI와 로봇'으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강민석 /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 글로벌에서 가장 큰 고객과 집중적으로 양산을 추진하면서 이 공장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고요. 올해는 글로벌 톱5 안에 들어가는 기업들을 추가했습니다.]
FC-BGA는 평균 수율이 90% 정도인데요. 고난도 공정이 요구되는 제품은 수율이 50%인 경우도 있습니다.
눈썹이나 침 같은 미세한 이물질이 들어가는 순간 불량품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LG이노텍은 공장 인력을 경쟁사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요.
자동화를 통해 FC-BGA 수율을 오는 2027~2028년에는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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