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운동복 입고, 물 한 잔 마시고… ‘마음의 준비’됐다면 이제는 운동할 때!

80대 중반의 남편이 70대 중반인 아내에게 퉁명스럽게 타박을 합니다. 이내 얼굴이 금세 빨개진 아내는 “별로 먹는 것도 없는데 자꾸 배가 나와요, 선생님. 여자들 나이 먹으면 다 그런 거죠?”라고 물어봅니다.
그 짧은 대화 속에서, 50년이 넘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보입니다. “70대에 저 정도 배 유지하는 여자는 드물어요. 오히려 칭찬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복부비만과 고지혈증은 사실 지금 남편분이 더 문제에요”라며 나도 모르게 한 마디가 나갑니다. 그제야 남편의 타박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그의 목소리도 작게 바뀝니다.
현대인들이 겪는 다양한 건강 문제 중, 대사증후군은 조용하지만 위협적인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게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입니다. 이는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상태로, 심장질환·뇌졸중·당뇨병·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1)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24.9%, 30세 이상에서는 29.6%, 65세 이상에서는 무려 47.0%가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2024년 국가건강검진 결과에서는 70대 수검자 중 절반 가까이가 해당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대사증후군을 쉽게 피해갈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죠.
대사증후군이란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지표들 중 세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날 때 진단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사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1.78배 높고, 젊은 성인의 대장암 위험 역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사증후군이 암 생존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대사증후군은 암 생존자들에게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대사증후군은 암 재발 및 2차 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인슐린 저항성, 만성 염증, 호르몬 불균형 등은 암세포의 성장과 재발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이러한 위험이 더 큽니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항암·방사선·호르몬치료는 그 자체로도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요. 여기에 대사증후군이 더해지면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성 심부전 등의 발생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대사증후군은 정신 건강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인지 기능 저하 및 우울감과 관련이 있으며, 기억력, 주의력, 실행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체중 증가, 근감소증, 관절 통증, 수면 장애 등을 유발해 전반적인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대사증후군은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로 충분히 예방 및 개선이 가능합니다. 건강한 식사, 꾸준한 운동, 스트레스 조절 및 체중관리 등…. 말하자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인데요. 저 역시 진료실에서 수없이 반복해 온 말이지만, 정작 그 원칙을 잘 지키지 못 합니다. ‘실행’은 언제나 말보다 어려운 영역이죠.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한 언덕의 경사도를 어떻게 인지하는지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무거운 배낭을 멘 사람은 맨몸의 사람보다 언덕을 더 가파르게 느꼈고, 에너지 음료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덜 가파르게 느꼈습니다. 또한 신나는 음악을 들은 사람은 슬픈 음악을 들은 사람보다 덜 힘들게 느꼈습니다. 특히 여자 축구 대표 선수들은 그 언덕을 거의 평지처럼 인식했는데, 그들에게는 그 정도 경사쯤은 일상의 일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실험은 한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와 경험, 감정, 기대치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원리를 우리의 건강에 유리한 방향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까요? 예를 들면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물 한 잔을 마시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약간의 언덕을 걸어보는 것. 이런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운동이 덜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암 생존자들은 이미 삶의 가장 혹독한 시간을 이겨낸 사람들입니다. 그 누구보다 강인한 마음을 가졌기에, 운동과 식습관, 체중 관리라는 과제 역시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해낼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다시 돌아온 암 생존자 여러분들은, 이미 더 넓은 세상을 볼 준비가 돼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막연히 두려워할 질환이 아니라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오늘부터 조금씩 실천해보세요. 한 끼 식단을 바꾸고, 음악과 함께 걸어보고,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 작고 단단한 실천들이 쌓여, 당신의 두 번째 삶을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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