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영화 ‘콘클라베’와 한덕수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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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한 전 세계 추기경들이 로마 교황청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콘클라베는 추기경들이 외부 접촉이 차단된 장소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반복하는 교황 선출방식을 뜻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새 교황이 아니라, 선거관리 책임을 맡은 로렌스 추기경이다.
영화는 로렌스가 교황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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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한 전 세계 추기경들이 로마 교황청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콘클라베는 추기경들이 외부 접촉이 차단된 장소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반복하는 교황 선출방식을 뜻한다. 영화는 추기경들의 암투와 갈등을 묘사하고 있는데, 웬만한 정치 드라마를 뺨친다. 권력을 추구하는 추기경들의 자기 확신을 경계하고, 관용과 다양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는 관객이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울림을 주는 수작이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각색상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영국 영화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각각 받았다.
영화의 주인공은 새 교황이 아니라, 선거관리 책임을 맡은 로렌스 추기경이다. 스스로 교황이 되고 싶은 마음도, 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 로렌스는 자신의 역할을 공정한 선거 관리자로 제한한다. 그러나 유력 후보들의 비리가 연이어 드러나자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투표 첫날 최다 득표를 한 후보의 섹스 스캔들이 드러나자 당사자를 찾아가 “당신은 교황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인다. 스캔들 폭로를 꾸민 사람이 2위 후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후보의 성직 매매 비리를 들춰낸다. 로렌스의 열정적인 선거 개입으로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하자 매일 투표를 해도 닷새 동안 당선자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자 로렌스는 마음을 바꿔먹고 투표 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다.
로렌스 추기경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연상시킨다. 한 대행은 과도기 정부 수반으로 조기 대선의 공정한 관리를 책임지고 있지만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심판이 선수로 경기에 출전하는 격인 그의 출마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지만, 그는 해외 언론의 질문에도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한 대행이 아직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화는 로렌스가 교황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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