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환자 680만명…녹십자·대웅, 비대면 진료 혈투 [바이탈]

이서후 기자 2025. 4. 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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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서후 기자]
<앵커>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전면 허용된 비대면 진료의 법제화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비대면 진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제약사들도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비대면 진료 시장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주춤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비대면 진료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이용해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마주하지 않고 하는 의료행위를 뜻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의정 갈등을 계기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지만, 현재까지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시적인 정책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나서고,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개정안을 앞다퉈 발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특히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들이 모두 비대면 진료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에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당시 진출했던 비대면 진료 앱과 이를 뒷받침할 의료 데이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모습입니다.

필수적인 의료 인프라를 선점하고, 처방 약 등 제품 판매 증가로 이어져 실질적인 매출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앵커> 디지털 의료 전환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게 데이터죠.

녹십자에서 일찍이 유비케어를 인수한 것도 비대면 진료를 위한 초석으로 분석된다구요.

<기자> 병원에 가면 인적사항과 함께 병력, 진찰 및 치료 결과 등이 기록되는데, 이전에는 종이에 기재하던 것을 전산화한게 전자의무기록(EMR)입니다.

이렇게 남겨진 차트는 모든 병의원에서 공유되기 때문에, EMR 시장을 장악하면 전국에 있는 모든 의료 인프라를 확보한 것과 다름 없습니다.

다시 말해 앞으로 비대면 진료 사업을 전개할 때 막강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거죠.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EMR을 보유하고 있는 1위 기업이 유비케어입니다.

지난 2020년 녹십자헬스케어가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녹십자그룹에 편입됐습니다.

유비케어 매출은 2020년 약 1천억 원에서 지난해 약 2천억 원으로 성장하며 전체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약 40%가 병의원용 EMR과 약국용 EMR등 EMR 관련 사업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주목할 건 병원이나 약국에서 지불하는 가입비나 이용비 외에도 고정적으로 매출이 나고 있는 영역이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데이터 기록 뿐만 아니라 업무관리, 보험청구 등 부가 서비스가 동반되거든요.

또 병원에 가서 접수하거나 수납할 때 쓰는 키오스크나 태블릿형 기기까지 유통하면서 여기서도 전체의 40%가 넘는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기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연계했는데요.

AI가 환자 기록에 맞는 진료 가이드와 처방 코드를 자동으로 추천해주고, 집안에 가전과 기기를 연동하면 병원에서 바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대웅제약도 EMR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인데, 녹십자와는 조금 방향성이 다르다구요?

<기자>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웅제약은 신성장 동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선정했습니다.

우선 기존에 개발하고 판매하던 혈당측정기나 심전도기 등 웨어러블 기기 라인업을 늘리고 있구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셀프로 관리하는 앱 '웰체크'는 실제 비대면 진료까지 연결되도록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앱에 혈압과 혈당을 기록하면 주치의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환자에게 처방과 치료 계획을 메시지로 보내주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실제 입원 환자의 생체신호를 AI가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EMR에 연동되는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비대면 원격 진료 시대에 대비해 플랫폼부터 기기까지 전분야를 아우르는 솔루션을 모두 구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현재 비대면 진료 앱은 수수료 없이 무료로 사용하잖습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먹거리인지가 관건일텐데요.

<기자> 가장 먼저 앱의 트래픽, 즉 이용자수가 늘면 곧바로 광고나 부가 서비스로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처방 약의 비대면 배달까지 허용될 경우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 제품 매출 증가도 노릴 수 있구요.

무엇보다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잠재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제약사들의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된 뒤 약 1년간 약 680만 명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비대면 진료를 반대해왔던 의료계와 약계에서도 참여율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 앱을 통해 처방된 약 조제에 참여한 약국은 전국 약국 중 67.3%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전세계 비대면 진료 시장 규모는 2032년 8,937억 달러(약 1,300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OECD 국가 중 비대면 진료를 법제화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빠른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김성오, 영상편집:최연경, CG:김채령
이서후 기자 afte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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