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군님’ 숭배...초등학생들에게 특정 종교 대본 외우게 한 교사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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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한 수도권 한 학교의 기간제 담임 교사가 지난달 28일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수업과 쉬는 시간에 걸쳐 '장군님'을 숭배하라는 내용의 대본을 암기하고 연기하도록 교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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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한 수도권 한 학교의 기간제 담임 교사가 지난달 28일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수업과 쉬는 시간에 걸쳐 ‘장군님’을 숭배하라는 내용의 대본을 암기하고 연기하도록 교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 소재 한 초등학교의 2학년 담임교사 A 씨는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교육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8일 계약 해지됐다. A 씨는 지난달 학기 초부터 약 2주간 수업과 쉬는 시간에 ‘교사 재량’이라며 종교색이 드러난 연극 대본을 아이들에게 암기하고, 한 명씩 연기하도록 했다.
대본은 ‘수탉’으로 상징되는 ‘장군님’을 숭배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주인공 ‘꼬맹이’는 알에서 태어나기 전, 동물들에게 공격을 당하는데, 이때 ‘암탉’인 엄마가 나타나 이들을 쫓아내며 장군님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이후 뱀이 꼬맹이를 잡아먹으려고 하자 수탉이 나타나 꼬맹이를 구한다. 암탉(엄마)은 “멋진 나의 장군님”이라며 수탉을 숭배한다. 엄마는 꼬맹이에게 “장군님이 너의 아버지이며, 장군님과 우리는 생명의 관계다” “멋진 장군님의 모습을 보는 순간 머리에 밝은 사랑의 빛이 들어왔다”며 장군님이 생명과 사랑의 근원이라고 가르친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A 씨는 아이들에게 일종의 연좌제를 적용하기도 했다. 조원 1명의 암기에 따라 해당 모둠에 이익과 불이익을 주는 식이다. 대본을 잘 연기한 학생이 있는 모둠에는 가산점을 주고, 암기가 덜 된 학생이 있는 곳에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주지 않고 ‘나머지 암기’를 시켰다고 한다. 대본을 외우지 못한 학생을 특정해 학급 앞에서 창피를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22일 교육청과 학교에 항의 민원을 넣고 담임 교체와 교원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이들은 “‘생명의 씨앗을 주신 장군님’ 등은 종교적·성적 상징이 혼재된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초등학교 2학년생들에게 교사 재량 수업이라며 검증도 안된 종교색이 드러난 수업자료를 연극이라는 명목으로 무리하게 암기시키고, 아이들에게 정당하게 주어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쉬지도 못하게 한 건 학습권 침해이자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둠 학습이라는 틀 안에서 과도한 경쟁심을 부추기고 가산점을 주는 등 분열과 갈등을 조성하는 식의 교수법도 이해할 수 없다”고 따졌다. 학교 측은 같은 달 25일 학부모-교감-교사 3자 대면을 열었지만, 이 자리에서 해당 교사는 ‘좋은 교육’이라고 설명하는 등 학부모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교사는 병가에 들어갔다. 학교 측은 인사자문위원회를 열고 같은 달 28일 교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경기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을 받아 들여 경찰에 순찰을 요구했고, 아이들 대상으로 위클래스 상담을 연계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교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학교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학교는 “답변할 이유가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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