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한화도…韓 기업 줄줄이 트럼프에 '고액 기부'
현대자동차·삼성전자·한화 등 한국 기업들이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때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예고했고, 한화큐셀의 주력 업종인 태양광에 대해선 부정적 인식을 피력해 왔다.

21일(현지시간)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2억3900만 달러(약 3400억원)의 취임식 기부금을 모금했다.
한국 기업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 1월 6일 일찌감치 ‘현대 모터 아메리카’(북미 법인)를 통해 100만 달러(약 14억2150만원)를 기부했다. 삼성전자는 1주일 뒤인 지난 1월 13일 ‘삼성 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미국 법인)를 통해 31만5000달러(약 4억4700만원)를 냈다. 한화 역시 ‘한화 디펜스USA’(지난해 12월 11일)와 ‘큐셀 아메리카’(지난 1월 6일)을 통해 각각 50만 달러씩 모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외국 기업은 취임식 준비위원회에 직접 기부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 법인을 통해 기부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고관세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성의 표시로 해석된다.
100만 달러를 기부한 한화의 경우 김동관 부회장이 취임식은 물론, 취임식 전날 VIP를 대상으로 한 전야 만찬에도 초청받았다. 또 미 상무부는 지난 20일 한화큐셀 등 7개 업체가 중국 태양광 업체를 상대로 낸 청원을 받아들여 중국 업체의 동남아산 태양광패널에 대한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역시 100만 달러를 기부한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발표회를 진행했다.

고액의 기부금을 낸 회사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회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미국의 자동차업체 중에선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가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에 대한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요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할 뜻을 밝혔다. 미국 업체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다수의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를 제외한 외국 자동차 업체 중에서 일본의 토요타가 100만 달러를 냈다.

최근 관세 부과 유예 조치가 결정된 스마트폰과 반도체 업체도 고액 기부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마이크론,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회사들도 100만 달러를 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주력 상품인 아이폰을 90% 가까이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원유 시추와 관련이 있는 업체 중에선 셰브론(200만 달러), 엑손모빌·옥시덴털페트롤리엄(100만 달러)이 기부금을 냈고, 화이자·머크(100만 달러) 등 제약사도 많은 돈을 냈다. 제약은 품목별 관세가 예고된 분야다. 소매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 후드가 200만 달러, 암호화폐 기업 코인베이스·솔라나가 100만 달러씩을 기부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과 오랫동안 각을 세워 온 빅테크 기업 중 아마존, 구글, 메타가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개인 기부자 중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수장에 오른 제러드 아이작먼이 2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을 비롯해, 교육부장관에 오른 린다 맥마흔(100만 달러), 재무장관인 스콧 베센트(25만 달러) 등이 기부자 명단에 포함됐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의 경우 자신이 설립한 투자은행을 통해 104만7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47대 대통령’을 기념하는 의미로 보인다.

한편 고액 기부자 명단에 맥도날드(100만 달러)와 코카콜라(28만 9750 달러)가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맥도날드와 콜라 등 패스트푸드를 평소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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