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모임 ‘대북전단 23일 살포’ 예고에…파주·연천 다시 긴장
납북자가족모임이 23일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하면서 접경지역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 파주에서는 대북전단 살포 강행과 저지가 맞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고, 연천에선 대북전단 살포 징후가 확인돼 지역주민 등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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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모임, 23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 예정
납북자가족모임은 납북피해자 6명의 사진과 설명이 담긴 비닐 소식지 다발(무게 2㎏ 이하)을 헬륨가스를 넣은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낼 계획이다. 이 단체는 행사 준비를 위해 22일 오후 5시쯤부터 집회 장소에 텐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최성룡 대표는 “행사 당일 납북자와 국군포로, 이산가족 추도식 및 납북자 가족 토론회 등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며 “남풍이 불기 시작하면 곧바로 풍선을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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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민통선 주민들, 트랙터 20여 대 몰고 나가 막을 계획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23일 오전 9시 30분부터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동 마을 등 파주 민통선 3개 마을 주민들이 트랙터 20여 대를 몰고 통일대교를 건너 임진각으로 나가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인해 주민들의 극심한 소음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대북전단 살포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지역 시민단체 ‘평화위기파주비상행동’도 24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납북자기념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 반대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은 직원 1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해 풍선을 부양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방침이다.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면 재난안전법과 형사소송법에 근거해 사전 압수영장 없이 현장에서 관련 물품을 모두 압수할 예정이다. 경기북부경찰청도 여러 단체의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 기동대·교통·정보, 파주 경찰 등 경찰 5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북한의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파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게 하는 엄중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경기도·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북전단 살포를 전면 차단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연천에선 대북전단 살포 징후 포착돼…주민 반발
연천에서는 최근 비공개 대북전단 살포 징후가 포착돼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사이에 연천군 접경지역에서 대북풍선 10여 개가 민통선 북쪽 지역으로 날아가는 게 발견됐다. 군과 경찰은 해당 풍선이 연천지역에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날려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풍선이나 살포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과거 대북전단 살포로 북한의 고사총 사격 도발을 당한 바 있는 연천지역에서 대북전단을 날리는 행위는 전쟁을 조장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며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은 연천 지역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전쟁을 부추기는 내란에 준하는 통탄할 행위”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11년 전인 2014년 10월 경기 연천에서 한 탈북민 단체가 대북전단이 담긴 풍선을 날리자, 북한 측이 풍선을 향해 고사총 사격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군은 대응 사격에 나섰고, 인근 주민들은 대피소로 피신하며 남북 간 군사적 대치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통일부도 기존의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통일부는 지난해 12월 12일 “최근 정세 및 상황의 민감성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북전단을 날리는 민간단체들에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이 탈북민 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해 대량의 오물풍선을 날리는 등 갈등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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