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명·출당' 거부한 권성동... "자연인 언급 자체가 불순"

곽우신 2025. 4. 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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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일각의 윤석열 탈당 목소리를 '민주당의 전략'으로 폄훼... '손절' 요구는 계속 나와

[곽우신, 유성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출당·제명 조치에 거리를 뒀다. 오히려 언급 자체가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윤씨를 출당·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선을 긋는 모양새이다.

권 원내대표는 22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뭐 다 알다시피 대통령께서는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미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상태"라며 "이미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자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왈가왈부하는 건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이라고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부분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는 자체가 어떤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거기(윤석열 출당·제명)에 대해 당내에서 논의한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분열하면 망한다... 윤석열 신당·전광훈 목사에 부화뇌동 말라"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이후(관련 기사 : 안철수, 윤석열 첫 탈당 촉구..."이대로는 대선 필패"), 당내 대표적인 소신파인 김상욱 국회의원도 본인의 거취까지 언급하며 힘을 보탰다(관련 기사 : 김상욱 "윤석열 제명하고 한덕수 야합 멈춰야"... 탈당 시사). 하지만 당내 주류는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며, 관련 언급 자체를 불쾌해 하고 있다. 대선주자별 입장도 엇갈린다(관련 기사 : 홍준표 "윤석열 탈당 요구, 시체 난도질·소금 뿌리는 격").

이는 차기 선거를 앞두고 복잡한 국민의힘 역학관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대선 본선에서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하려면, 윤씨와의 '디커플링'이 필수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당에 잔류하고 있는 당원 상당수는 윤씨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이다. 섣불리 윤씨를 내보냈다가는, 이들이 따로 빠져나가 '윤 어게인 신당' 창당 움직임에 탄력이 붙거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쪽으로 붙을 가능성이 있다. 한 표가 아쉬운 입장에서 '보수 분열'을 놔둘 수도 없는 셈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분열하면 망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선에서 예전에 보면 어느 당이든 분열한 쪽이 다 졌다. 통합을 하는 쪽이 항상 이긴다"라며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것이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당이다. 그래서 그런 분들의 의견도 당내에 와서 이야기하시면, 그러면서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내가 하는 게 정말 옳은지 한번 항상 의심해 보시라"라고 제안했다.

그는 "옳은 방향이 뭔지, 옳은 정치가 뭔지를 생각하신다면 국민의힘에서 함께하시는 게 좋다라는 정답을 얻으실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윤석열 신당' 혹은 전광훈 목사의 당을 향해 "그런 시도 자체를 하지 마시라"라고 꼬집었다. "신당이라든가 전광훈 목사를 별도로 만난다, 이런 것들은 되도록이면 안 하시는 게 좋다"라며 "혹시라도 거기에 좀 부화뇌동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제가 선을 그어드리는 것"이라고도 당내 일각에 경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뭔가를 하시지는 않고 제가 보기에는 재판에 집중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라며 그가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지 않으리라고도 덧붙였다.

"윤석열, 스스로 당 떠나는 게 정치 도리" - "간신배들, 불출마 선언해야"

하지만 윤씨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광역시장 직을 유지하며 이번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유정복 후보는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오늘의 대한민국 위기를 누가 초래했는가? 누가 애국 시민들을 광장으로 내몰고 또 국론을 분열시키고 시민을 고통스럽게 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지금 국민들께서 사실 정권 교체냐 연장이냐 할 때, 둘째 여론이 더 높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책임 부분을 묻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라고 하는 것은 결과론적 책임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윤 대통령께서는 정말 스스로가 당과 나라를 생각한다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만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정치 도리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정말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결단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이야기였다.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한 김성태 전 의원 또한 "우리 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못 했다고 하면 후보들이라도 그걸 정확하게 정리하면서 다시 보수 진영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그런데 그 자정 노력도 지금 없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탄핵된 정당이 맞는지 국민들이 의아심이 갈 정도로 되레 윤석열 측근들이 더 의기양양하고 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당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라며 "그러니 지금 이 (경선) 흥행이 제대로 될 리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분명한 손절 명확하게 해야 한다"라며,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서 호가호위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쉽게 말하면 통치 행위를 통해가지고 정치를 실종시키는데 한마디로 부적합한 사람들이 있다"라고 지목했다. "흔히 말하는 그 간신배들"이라며 "본인이 자진해서 배지 던져버리면서 다음에 불출마 선언을 하면,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 안 하겠느냐?"라며 지지를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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