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땅꺼짐 폭우 때문이라더니…교통공사 관리·감독 부실 탓

지난해 9월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인근 ‘땅꺼짐’ 현상은 부산교통공사의 부실한 관리 감독과 시공사의 무리한 공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0일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교통공사 관리·감독 소홀 틈타 시공사 부실 공사
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건설사업관리단은 차수 시험시공에 대한 품질시험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시공사에 굴착 작업을 하게 했다. 그 결과 굴착 중 지하수와 토사 유출이 발생했다.
또 교통공사 관리관은 차수 공사의 문제점을 알고도 추가 사업비 확보가 곤란하다는 등 이유로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건설사업관리단이 마련한 대책이 적정한지,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대한 지도 점검도 소홀히 했다.
교통공사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시공사와 건설관리사업단은 안전관리계획서 규정과 다르게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흙막이 가시설 공사를 할 때 엄지 말뚝을 설치하지 않거나, 목재 토류판 고정을 미흡하게 하는 등 안전관리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 또 배수로 접합부 마감을 기준에 맞지 않게 시공해 유수 흐름에 지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공사 하부에 시공된 강판 차수벽이 압력 차이로 유실됐고, 땅꺼짐이 더욱 커졌다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
이 외에도 교통공사는 안전관리만 맡아야 하는 기술인에게 원가·공정 관리 업무를 맡겨 안전관리 업무에 소홀하게 했다.
이에 시 감사위원회는 부산교통공사 직원 33명에게 훈계·주의 조치를, 11억5900만원의 설계 변경 감액 조치를 요구했다.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에는 벌점을 부과하라고 통보했다.
윤희연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를 통해 땅꺼짐 사고 원인이 집중호우 등 외부요인 이외에도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의 품질·안전·시공관리에 일부 과실 및 위반사항이 있었음을 드러났다”며 “앞으로 부산교통공사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상~하단선 착공 후 총 14차례 땅꺼짐…2026년 개통
앞서 지난해 9월 21일 오전 8시 50분경 사상~하단선 2공구 시점에서 대형 땅꺼짐이 일어났고,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교통공사는 이례적인 집중호우(379㎜)로 인해 물막이판이 유실됐다고 해명했다. 이후 지난 2월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폭우와 함께 부실한 차수 공법 때문으로 땅꺼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공사 현장 주변 땅꺼짐은 2023년 3차례, 2024년 8차례, 올해 3차례 등 총 14차례 발생했다.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은 2호선 사상역에서 1호선 하단역까지 총연장 6.9㎞에 7개 정거장 규모로,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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