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확보와 재무부담 사이…제약·바이오 자회사 상장 '양날의 검'
공모 자금 기반 R&D 확대에 주력 계획
수익성 및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자회사 코스닥 상장을 했거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와 동국제약의 동국생명과학이 상장했고, GC녹십자와 유한양행도 자회사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은 상장을 통해 자금 확보와 성장 동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 상장은 그룹 전체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 이후 상장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회사 상장 이유… 대부분 R&D 확대
22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자회사인 GC지놈은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2013년 GC녹십자의 자회사로 설립된 GC지놈은 임상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건강검진 검사 ▲산전·신생아 검사 ▲암 정밀진단 검사 ▲유전희귀질환 정밀진단 검사 등 300종 이상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C지놈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암 종류 및 암 전주기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GC지놈 관계자는 “현재 GC지놈은 900개 이상의 병·의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룹사 GC셀의 50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한 검체 운송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공모 자금은 연구개발과 글로벌 다변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자회사 이뮨온시아도 지난 3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IPO(기업공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이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와 합작해 2016년 설립한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이다. 2023년 유한양행이 이뮨온시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67%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이뮨온시아는 T세포와 대식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를 개발 중이다. 이뮨온시아는 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상용화를 목표로 적응증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이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5월 7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액은 3000~36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274억~329억원이다.
이뮨온시아 관계자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공모 자금은 임상 개발 비용 및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상장 후 과실보다 커진 재무 리스크

자회사가 상장에 성공하면 모회사는 직접 유상증자나 차입 없이도 수백억에서 수천억 규모의 공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신약 개발과 같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자회사 상장은 일반적인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상장한 자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 당초 기업의 청사진과 달리 그룹 재무 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GC녹십자의 또 다른 상장 자회사 지씨셀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GC녹십자 전체 수익성이 뒷걸음질 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GC녹십자의 매출은 1조6799억원, 영업이익은 32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 늘어나 외형 확대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426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자회사 지씨셀의 손실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지씨셀의 매출은 1745억원 영업손실은 2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7%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번에 상장을 준비하는 GC지놈도 자체적으로 확연한 실적 성장이 증명됐다고 평가하기엔 미흡하다. 2023년 매출은 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억원대로 영업이익률이 0.6%에 불과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21억원, 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지씨셀은 연구개발 회사로 R&D에 큰 지출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씨지놈의 경우 최근 3개년 동안 연평균 21.5%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약 50%의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씨지놈은 상장 목적이 해외 수출 및 마케팅으로 활용될 예정이라 모회사로 자금 이동이 없어 관련은 적다”고 강조했다.
최근 쪼개기·중복 상장 논란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산 오스코텍 또한 상장 준비중인 자회사 제노스코를 지원하기에 재무 여력이 부족하다. 지난해 오스코텍의 매출은 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6% 증가했다. 유한양행에 렉라자 기술이전으로 275억원의 수익을 얻은 영향이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023년 327억원, 지난해 27억원으로 흑자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오스코텍 소액 주주들은 자회사 상장 이전에 모회사 재무 구조 개선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의 상장을 반대하는 소액 주주들은 “동일한 로열티 수익을 공유하는 자회사가 상장되면 투자 수요가 자회사로 집중돼 모회사의 주주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제노스코의 코스닥 상장을 즉각 철회하라”는 주주서한을 공개한 바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수익을 나누는 구조에서 자회사에 투자금이 몰리면 모회사 주주에게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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