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부담에 또 오심…“4강PO는 더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KBL 믿어도 될까

황민국 기자 2025. 4. 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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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카굴랑안(오른쪽)과 벨란겔. KBL 제공



‘봄 농구’에서 판정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한해 농사가 걸린 가장 큰 무대에서 오심이 반복되면서 심판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리고 있다.

수원 KT는 지난 20일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78-76으로 꺾고 4강 PO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5전3승제의 6강 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강 PO 막차를 탔다. 그 과정에서 오심 논란이 나와 마음껏 웃지는 못했다.

KT가 55-62로 끌려가던 3쿼터 막바지 조엘 카굴랑안이 드리블 도중 놓친 공이 하프라인 뒤로 흐른 장면이 문제였다. 카굴랑안은 자신이 놓친 공을 향해 달려가다 휘슬이 울리자 멈춰섰다. 그 사이 한국가스공사의 샘조세프 벨란겔은 카굴랑안이 놓친 공을 잡고 가볍게 레이업으로 마무리했다. 심판들은 벨란겔의 득점을 취소한 뒤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을 선언했다.

KBL 경기 규칙과 어긋나는 판정이었다. 규칙에 따르면 카굴랑안이 공을 다시 소유해야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선언된다.

그런데 한 심판이 카굴랑안이 다시 공을 잡기도 전에 휘슬을 불면서 경기를 중단시켰다. 휘슬이 불리면 플레이가 중단되는 ‘데드볼’ 상황이라 벨란겔의 득점은 인정될 수 없다. 이 휘슬이 없었다면 카굴랑안이 공을 잡아 실책으로 경기가 중단된 뒤 한국가스공사에 정상적으로 공격권이 돌아가거나 벨란겔이 먼저 공을 잡고 속공에 성공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었다.

KBL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오심이 맞다. 휘슬을 불지 말았어야 했다. 해당 심판은 잔여 경기에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벨란겔의 속공이 성공했다고 환호했지만, 뒤늦게 오심으로 정정되자 강하게 어필했다. 사실상 유일한 외국인 선수나 마찬가지였던 앤드류 니콜슨이 잠시 부상으로 벤치로 물러난 상황에서도 선전하던 한국가스공사는 거짓말처럼 KT의 추격에 점수 차가 좁혀졌다. 그리고 4쿼터 접전을 벌이다가 경기 종료 2.8초를 남기고 허훈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2점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해당 오심에 대해 “(심판이) 나한테는 이야기하지 않고, 코치한테 말했다. ‘잘못 (휘슬을) 불었다’고 한 것 같다”며 “굉장히 아쉽다. 결과적으로 승패가 바뀐 부분에서 내가 초짜 감독이라 그런가 싶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심이 문제된 것은 6강 PO에서 판정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2차전에서 KT 허훈의 8초 바이얼레이션 오심으로 판정에 대한 신뢰가 한 번 잃은 상황에서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오심이 또 나오니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KBL도 5차전에 심판 부장을 배정하는 등 공을 들였기에 허탈한 결과다.

KBL이 이번 봄 농구에서 유난히 판정 문제로 몸살을 앓는 것은 아무래도 웬만한 몸 싸움에는 파울을 불지 않는 ‘하드 콜’로 변한 영향이다. 수련 심판 3명을 포함해 총 23명의 심판들이 정규리그에서 새 기조에 걸맞는 판정을 나름대로 보였지만, 긴장도가 높아진 PO에선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실수는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KBL의 한 관계자는 “심판진들이 6강전에서 나온 판정들을 복기하면서 4강 PO는 철저히 준비하려고 한다. 만전의 자세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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