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오르는데 감산 검토...'수요 절벽' 예고

홍헌표 기자 2025. 4. 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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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홍헌표 기자]
<앵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선구매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좋아 보이지만 문제는 하반기입니다.

관세와 수출 규제 불확실성이 커져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반도체 가격 인상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군요?

<기자> 올해 2분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HBM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범용 D램 가격은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0% 가량 하락했는데, 2분기에는 최대 8% 상승할 전망입니다.

낸드플래시도 1분기 15% 하락을 딛고, 2분기에는 상승 반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모리값이 반등한 것은 지난 달부터 본격화된 수요증가 때문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하고 상호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메모리 재고 비축에 앞다퉈 나선 겁니다.

반도체 공급사와 구매회사 모두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개월 내에 계약을 최대한 많이 체결하려는 분위기입니다.

구매자들은 반도체 가격에 관세가 가중되기 전에 저가에 미리 확보하자는 것이고 공급사들은 반도체 수요 둔화를 우려해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일단 팔자는 겁니다.

<앵커> 수요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는데도 반도체 업계는 불안감이 여전한 것 같습니다. 수요를 미리 당겨썼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근 현상에 대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반기 수요가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 흐름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보통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3분기 수요가 많아 연간으로는 '상저하고' 추세인데, 이런 추세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90일 유예 이후 미국이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한다면 자동차나 스마트폰 등 전반적인 산업수요가 감소해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가격 상승폭보다 수요량이 상대적으로 더 감소하면 하반기에는 매출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때문에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추정치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HBM의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보다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더 민감한 상황입니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를 수정했는데,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이 크게 어두워졌습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수정 전후가 비슷하지만 3분기 매출은 26조9천억원에서 25조3천억원, 영업이익은 7조6천억원에서 6조9천억원으로 낮게 잡았습니다.

수정된 4분기 하락폭은 더 컸습니다.

수정 전에는 매출은 30조5천억원, 영업이익은 10조1천억원으로 예상했는데, 매출은 2조원 이상 떨어진 28조3천억원, 영업이익은 두 자릿 수 하락한 8조7천억원으로 낮췄습니다.

<앵커> 반도체 품목관세와 중국 수출 규제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인데, 마땅한 대비책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두 회사는 선주문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단기에 끝난다면 범용 메모리는 수급상황에 따라 감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가동률 조정해 메모리 감산에 나서고, 일부 구형 D램은 생산 중단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구형 D램은 감산으로 가격하락을 방어하고, 수요가 장기적으로 늘 것으로 보이는 HBM 생산과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도 리스크인데, 우리나라 반도체는 상당 부분 중국·대만 등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수출됩니다.

D램과 낸드의 모바일·PC용 생산 비중은 각각 47%, 56%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이 경우 생산공정을 국내로 최대한 돌려 규제에 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24일과 30일 확정실적 발표와 함께 컨퍼런스콜을 가질 예정인데, 새로운 대응전략을 내놓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홍헌표 기자 hph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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