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는 가라, '입담'으로 끝내는 야구 예능 왔다

김상화 2025. 4. 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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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스포츠플러스 <스톡킹> -티빙 <야구대표자2> , 기존 스포츠 예능 고정 관념 탈피

김상화 칼럼니스트

 MBC스포츠플러스 '스톡킹', 티빙 '야구대표자2'
ⓒ MBC플러스, 티빙
최근 프로야구가 절정의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인기팀 홈경기 예매는 '오픈런'을 방불케할 만큼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쉽게 매진되는가 하면 각종 굿즈 상품 역시 예약 판매 개시와 동시에 품절되는 게 다반사다. 각 구단 스타 선수들의 스티커가 삽입된 일명 'KBO빵'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는 방송가에서도 쉽게 목격되고 있다. 방송사와 제작사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JTBC <최강야구>는 이제 야구 예능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지난해 나름 선전을 펼쳤던 ENA <찐팬구역>은 만년 하위팀 한화 이글스 팬들의 눈물겨운(?) 응원전을 화면에 담아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올해 역시 이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진다. 특히 OTT와 유튜브 기반으로 입담을 풀어내는 야구 토크 예능은 기존 스포츠 예능의 체험형 구성에서 탈피, 색다른 웃음을 선사하며 열혈 시청자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티빙 <야구대표자 : 덕후들의 리그> 시즌2 (이하 '야구대표자2'), MBC 스포츠플러스의 <스톡킹>을 꼽을 수 있다.

'야구대표자2' 틈새 시장(?) 절묘하게 파고든 OTT 인기상품
 티빙 '야구대표자2'
ⓒ 티빙
지난해 신설되었고 올해 시즌2로 이어진 <야구대표자2>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을 응원하는 연예인, 방송인 등이 '대표자'로 등장해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입담 대결을 펼치는 구성의 토크 예능이다. '야구판 썰전'으로 비유해도 좋을 정도다. 각양각색 주제를 놓고 벌이는 구성은 프로야구 중계시간과 겹치는 매주 일요일 오후 공개라는 악조건에도 야구팬들로부터 호의적 반응을 얻어냈다.

얼마 전 공개된 2회에선 '도핑 테스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구단 영양사,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들어보는 알찬 내용으로 꾸며져 관심을 모았다. 경기력 향상을 노리는 불법 약물 투입의 위험성 강조 뿐만 아니라 기존 한약, 보약 같은 품목, 숙취해소제도 자칫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기도 했다.

인기 예능 <런닝맨> FD 출신으로 웹예능 <뇌피셜>, <네고왕>, <워크맨>, <전과자> 등을 연출했던 고동완 PD를 중심으로 구성된 제작진의 참신한 기획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기 영상 활동 등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김구라 합류한 '스톡킹', 이전 시즌 대비 확실한 화제성 마련
 MBC스포츠플러스 '스톡킹'
ⓒ MBC플러스
스포츠 케이블 TV 채널 MBC스포츠플러스가 지난 2020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방영 중인 <스톡킹>은 엄밀히 말하면 예능이라기 보단 전문 스포츠 대담 프로그램으로 분류되는 작품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나운서와 전현직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일반적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새로운 MC를 영입하면서 사실상 '스포츠 토크 예능'으로 변신했다. 인기 예능인 김구라를 MC로 섭외하는 파격 선택도 뒤따랐다.

예능 전문 TV 채널에 견줄 만큼의 제작비 투입이 쉽지 않은 스포츠 채널의 유튜브 콘텐츠로선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드는 유명 진행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톡킹>은 과감하게 김구라 카드를 내밀었고 이는 방영 첫 회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숱한 화제를 양산하고 있다.

스포츠 예능, 이젠 입담으로 풀어내는 시대
 티빙 '야구대표자2' , MBC스포츠플러스 '스톡킹'
ⓒ 티빙, MBC플러스
이들 프로그램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제작 형태로도 큰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야구 및 스포츠 예능은 전현직 선수 및 이에 못잖은 기량을 지닌 실력자 연예인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기 형태의 진행이 다반사였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최강야구>,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이상 축구) 등은 가장 표준이 될 만한 스포츠 예능의 진행 방식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많은 출연진, 경기 진행을 위한 대규모 시설 섭외 및 이에 따른 엄청난 인력의 제작진 투입은 필수 요소였다. 그만큼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대규모 방송사만이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됐다.

그런데 <야구대표자2>, <스톡킹>은 철저히 토크, 입담으로만 내용을 구성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작은 규모의 실내 스튜디오 정도. 저비용 고효율 프로그램 제작을 이들 OTT 및 유튜브 작품들이 몸소 증명하는 셈이다.

닮은 듯 다른 이들 프로그램의 선전은 요즘의 프로야구 인기와 맞물려 기존 예능의 고정 관념에서 탈피한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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