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울산을 잡아낸 '정경호 축구'… 양민혁 대체자만 빼고, 다른 답을 먼저 찾아가는 강원

김정용 기자 2025. 4. 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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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하(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강원FC는 큰 위기처럼 보였던 3연전 중 두 경기에서 연승을 따냈다. 여전히 공격진의 파괴력은 작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팀 전체적인 완성도가 개선됐다. 특히 전방압박이 강력하다.


강원은 19일 울산HD 원정으로 치른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광주FC를 1-0으로 잡아낸 데 이어 2연승을 달렸다.


강원의 4월은 최악의 달이 될 것처럼 보였다. 개막 직후 성적이 좋았던 강원은 FC서울, 김천상무, FC안양 상대로 무득점 3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었다. 그런 흐름에서 광주, 울산, 대전하나시티즌까지 세 강팀을 만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연패가 6경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정경호 감독은 이정효 광주 감독과 벌인 '전술가 대 전술가' 정면대결에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디펜딩챔피언 울산 원정까지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강원의 경기는 상대팀들에 의해 많은 부분 파훼된 상태였다. 지난해 코치 시절부터 정 감독은 강원이 4-4-2로 시작하되 3-2-5 형태로 전환해 빌드업하는 유럽 주류 흐름을 이식했다. 지난해 2위 돌풍에 힘을 보탠 전술이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한 상대팀들은 공격자원을 5명 놓고 진행하는 강원을 막기 위해 파이브백을 쓰기도 하고, 중원에 많은 숫자를 두는 전술변화로 대응하기도 했다. 완성도가 지난 시즌보다 높아져, 알고도 못 막는 수준으로 작동해야만 상대를 뚫을 수 있게 됐다.


2연승 동안 강원 경기에서 잘 된 부분은 지공 상황의 빌드업보다 압박을 통한 역습 기회 창출이다. 전방압박의 위력이 연패 당시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광주전 골은 반칙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압박의 와중 잘 빼앗아낸 공을 부드럽게 반대쪽으로 전개한 뒤 이유현의 크로스를 최병찬이 마무리해 나왔다. 울산전 선제골은 강한 압박으로 골킥을 유도한 뒤 빠르게 공을 전진시키고 미드필더 김광국이 전방까지 돌진해 터뜨렸다.


강원은 전방압박을 할 때 투톱 뒤에 미드필더 3명을 세워 3-2 대형을 쓰는 경우가 많다. 약 5년 전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2-2 형태의 전방압박 구조가 유행했는데, 이를 좀 더 강화하기 위해 미드필더 한 명을 앞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큰 유행은 아니지만 유럽의 일부 구단이 구사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압박의 강도다. 광주전은 강원 선수 6명, 광주 선수 3명이나 경고를 받을 정도로 거친 압박을 교환하는 양상이었다. 강원 선수들이 한 발 먼저 움직이면서 상대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방해했다. 압박에 이은 빠른 공격전환을 선호하는 것 역시 최근 유럽의 흐름 그대로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젊은 전술가와 함께 좋은 성적을 내는 본머스,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등이 과거 축구보다 세련된 구조를 도입하면서도 공격 전환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최근 두 경기 강원은 이런 세계적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습이다.


정경호 강원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대우(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공격의 핵심이었던 윙어 양민혁(현 퀸스파크레인저스)의 공백은 여전히 메우지 못했지만 대신 중원과 수비에서 먼저 새로운 선수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20세 중앙수비수 신민하는 지난해 주로 교체투입되며 경험을 쌓다가 이번 시즌 주전으로 자리잡아 울산전 골까지 터뜨렸다. 25세 중앙 미드필더 김대우는 2021년 강원에서 프로 데뷔한 뒤 확고한 주전으로 뛴 적이 거의 없지만 이번 시즌은 선발로 자리잡자마자 팀이 2연승을 달렸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플레이가 완벽하진 않지만 정 감독의 전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선수다. 김대우와 김강국의 조합이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라이트백은 지난 시즌 중앙 미드필더로 많이 뛰었던 이유현이 다시 맡아 황문기의 이탈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여전히 공격에선 정답을 찾지 못한 듯 보인다. 이번 시즌 최고 신인 이지호는 2골 1도움으로 돌풍을 일으킨 뒤 공격포인트가 끊겼고, 주로 교체 자원으로 투입되는 중이다. 좌우에 구본철과 김경민이 주로 나서는데 아직 큰 파괴력이 없어 최전방의 이상헌도 여전히 잠잠하다. 하지만 압박을 통해 더 잦은 속공 기회를 만들어 내고, 팀 전체가 탄력을 받으면 그 속에서 이번 시즌의 새로운 에이스도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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