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중, 더 견고해진 '거인 수호신'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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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
ⓒ 롯데자이언츠 |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4-3으로 승리했다.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통해 전날 당했던 3-10 패배를 설욕한 롯데는 주간 성적 5승1패를 기록하며 삼성을 5위로 내려 보내고 3위 kt 위즈와 승차 없는 단독 4위 자리를 지켰다(13승1무11패).
롯데는 8회1사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린 나승엽이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1홈런)2타점1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유강남도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나균안이 5.1이닝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7회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정철원이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그리고 롯데의 수호신 김원중은 9회를 삼진 3개로 막으며 세이브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자체 발굴 마무리 부재에 시달렸던 롯데
롯데는 2011년까지 고 박동희가 1994년에 기록했던 31세이브가 한 시즌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이었을 정도로 오랜 기간 뒷문을 지킨 뛰어난 마무리 투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2006년 신인 나승현이 16세이브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나승현은 이후 은퇴할 때까지 단 하나의 세이브도 추가하지 못했다. 롯데는 2007년과 2009년 외국인 선수 호세 카브레라와 존 애킨스에게 뒷문을 맡기기도 했다.
그렇게 마무리 부재에 시달리던 롯데는 2011년 '오래된 유망주' 김사율(수원 드림즈 총괄 단장)이 마무리를 맡아 5승3패20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3.26을 기록하며 거인 군단의 새로운 소방수로 떠올랐다. 김사율은 2012년 2승3패34세이브1홀드2.98을 기록하면서 롯데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18년 만에 갈아 치웠지만 2014 시즌이 끝나고 kt로 이적할 때까지 1개의 세이브 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김사율이 마무리에서 내려온 후 롯데는 2년 동안 두산 출신의 이적생들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겼다. 2013년에는 2011년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사이드암 김성배가 이적 2년 차 시즌에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31세이브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2012년 11월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우완 김승회가 1승2패20세이브4홀드3.05의 준수한 성적으로 롯데의 뒷문을 지켰다.
하지만 김성배와 김승회는 2015년 각각 2승3패1세이브5홀드7.71, 7승3패2세이브2홀드6.24로 흔들리며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다. 롯데는 어쩔 수 없이 2015년 '집단 마무리 체제'로 한 시즌을 치렀는데 팀 내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가 5세이브의 심수창이었다. 롯데로서는 2012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36억 원을 주고 영입한 '여왕벌' 정대현(삼성 수석코치)이 6년 동안 단 7세이브에 그친 것이 뼈 아팠다.
정대현 영입이 실패로 돌아간 롯데는 2016 시즌을 앞두고 4년 60억 원을 투자해 세 번의 세이브왕에 빛나는 현역 최고의 마무리 손승락(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을 영입했다. 손승락은 2017년 37세이브로 롯데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우는 등 계약 기간 4년 동안 94세이브를 올렸지만 2020년2월 은퇴를 선언했다. 롯데는 2020년대의 시작과 함께 졸지에 팀의 마무리 투수를 잃게 된 셈이다.
실패한 선발 유망주의 마무리 변신 성공
광주 동성고 출신의 김원중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많은 주목을 받으며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5년 동안 1군에서 15경기에 등판해 1패1홀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입단 동기인 한현희(롯데), 박민우(NC다이노스), 나성범(KIA), 구자욱(삼성) 등이 KBO리그와 각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하는 동안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제자리 걸음만 했다.
2017년부터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김원중은 2019년까지 3년 동안 20승25패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서 만족스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렇게 롯데에서도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 듯 했던 그는 2020년 손승락의 갑작스런 은퇴로 공석이 생긴 롯데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2020년 58경기에 등판해 5승4패25세이브3.59의 성적을 올리며 마무리 자리에 안착했다.
김원중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롯데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132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그에서 김원중보다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돌부처' 오승환(삼성,150개)뿐이다. 롯데는 2024시즌이 끝난 후 팀의 '대체불가 마무리' 김원중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54억 원(보장 44억+인센티브 1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단정하게 자른 김원중은 더욱 성숙한 투구로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개막 후 9경기에서 10.1이닝2실점1자책으로 6세이브0.87의 성적을 올린 그는 3일 휴식 후 등판한 20일 삼성전에서 7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연속 삼진으로 9회를 시작한 김원중은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역전 주자를 내보냈지만 김헌곤을 삼진으로 잡으며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3월 첫 3번의 등판에서 3.2이닝2실점(1자책)을 기록했던 김원중은 4월에 등판한 7경기에서 7.2이닝4피안타10탈삼진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부터는 6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 중이다. 이로써 김원중은 박영현(kt)과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김원중이 지금처럼 롯데의 수호신으로 듬직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올 시즌 롯데의 성적도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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