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쟁 치닫는 美·中 관세 갈등… 국내 기업 불똥 우려

나경연 2025. 4. 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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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이 관세를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여파가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 손실로 돌아오면서 이들에게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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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성능 ‘AI 칩’ 중국 수출 제한
삼성·SK HBM3 매출 타격 전망
초저성능 AI칩으로 통제 피할 수도


미·중 무역 갈등이 관세를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여파가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 손실로 돌아오면서 이들에게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중국 내 고객사들에게 앞으로 자사 AI 칩을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대중국 수출이 제한되는 제품은 초당 1400GB 이상의 D램 대역폭 등으로 저성능 AI 칩이 포함됐다. 그동안 인텔이 수출하던 ‘가우디’ 시리즈 제품의 중국 공급길이 막힌 것이다. 이는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중국에 미국 정부가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I 칩 ‘H20’의 수출을 무기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쓰이거나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규제의 근거로 들었다. H20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주요 훈련용 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엔비디아가 유일하게 중국에 수출할 수 있었던 저성능 AI 칩이다. H20 칩은 연산 능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 및 기타 칩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

엔비디아와 인텔에 이어 AMD의 저성능 AI 칩인 MI308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MI308은 AMD가 만든 AI 전용 가속기 칩 중 하나로 AI 모델을 학습하거나 실행하는 데 특화된 제품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수위가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미 하원은 딥시크 위협과 관련해 엔비디아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엔비디아의 아시아 전역 칩 판매 현황을 조사 중이다. 위원회는 엔비디아가 고의로 딥시크에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제공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H20 등 저성능 AI 칩의 부품을 미국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H20 칩을 비롯한 저성능 AI 칩의 필수 부품인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AI 칩 구매가 주춤하면 HBM3 비중이 큰 양사의 매출액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수출 통제로 인해 수십조원의 손실을 떠맡게 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다른 활로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존의 저성능 AI 칩보다 성능을 한 단계 더 낮춘 초저성능 AI 칩으로 수출 통제를 피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내 업계도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하면서 HBM 물량을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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