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키높이 구두, 보정속옷 왜 하나"...한동훈 "유치하다"
[김화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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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사실상 3대 1 구도였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나경원·이철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인지전", "체제 전쟁"으로, 홍준표 후보는 "키높이 구두"와 같은 신상에 관한 언급으로 한동훈 후보를 몰아세웠다. 한 후보는 특유의 되받아치는 어투로 쏟아지는 공세에 일일이 대응해야 했다.
20일 서울특별시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 B조 토론회. 한동훈 공세의 포문은 홍 후보가 열었다. 토론회 초반 "현재까지는 (한 후보를) 좋아한다"라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던 홍 후보는 돌연 "오늘 오기 전 '청년의꿈(홍 후보가 운영하는 청년 커뮤니티-기자 말)'에서 꼭 질문하라고 해서"라며 "(한 후보는) 키도 크신데 뭐 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습니까?"라고 대뜸 물었다.
한 후보는 잠시 멈칫한 뒤 미소를 띠며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걸 보면 (청년의꿈 이용자들이) 청년이 아니신 것 같다"라고 되받아쳤다. 홍 후보는 "됐다"라며 "그다음에 생머리냐, 뭐 보정속옷을 입었느냐 이 질문도 유치해서 안 하겠다"라며 에둘러 한 후보를 둘러싼 가십성 이슈들을 언급했다. 표정이 굳어진 한 후보는 "유치하시다"라고 대응했다.
홍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으로도 공격했다.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어떻게 하겠나"라는 홍 후보 질문에 한 후보는 "홍 후보께서 12월 3일 날 10시 반에 당 대표였다면 '대통령 잘한다'고 하셨겠느냐"라며 "이번 선거에서 비상계엄과 자유민주주의를 떳떳하게 얘기하고 윤석열·이재명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라고 맞받았다(관련 기사: 한동훈 "계엄이 경미한 과오? 결국 계엄 옹호" 직격 https://omn.kr/2d4qm).
홍준표 후보는 이날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니 우리 '청년의꿈' 사이트에서 하도 물어보라고 그래서 내가 한번 물어봤다"라며 "사실인지 아닌지 옆에 보니까 맞기는 맞더만"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자신이 지적한 부분들 중 어떤 것(키높이 구두·보정속옷·생머리 등)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재미있으라고 하는 것이다"라며 "오늘 그거 아니면 재미있는 게 뭐 있느냐?"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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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
ⓒ 국회사진취재단 |
나 후보는 "보수가 통합된 힘으로, 중도로 나아갈 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라며 "그런데 한 후보님은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경쟁력 조사를 보니) 부·울·경과 TK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 반면 저는 이재명 후보와 비교할 때 7%p 우위를 보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좋은 자리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 보수 통합을 위해 헌신할 생각은 없냐?"라고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
이에 한 후보가 "이 상황에서 제가 필요한 위치에 있다.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중도 포기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자, 나 후보는 '인지전', '사상전'을 언급하며 한 후보를 둘러싼 잠잠했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을 꺼내 들었다. 한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이던 시절 그와 가족(배우자 및 친인척) 명의로 윤석열·김건희를 비난하는 글이 당 게시판에 대거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당시 친윤-친한 계파 갈등으로 크게 번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나 후보는 홍 후보에게 "대한민국은 사이버, 온라인 여론조작에 무방비"라며 "우리 당 게시판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겠나"라고 질문하는 방법으로 한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홍 후보는 "경찰에서 거의 결론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도 "여기에 당사자가 있어 말을 못 하겠다"라고 관련 언급을 회피했다.
나경원 후보는 "우리가 왜 조기 대선을 하게 됐느냐, 왜 탄핵에까지 이르렀느냐를 보면,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막아내지 못한 것도 있지만,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당을 하나로 만들지 못한 탓"이라고 한동훈 후보 탓을 했다. "그래서 대통령도 대통령 노릇하기 어렵지 않았겠느냐"라며, '윤-한 갈등'도 재차 언급했다.
이철우 '박근혜 탄핵'까지 언급하며 한동훈 공격
이철우 후보는 아예 "박근혜 탄핵하고 우리 당만 쪼그라들던 때 칼춤을 춘 사람이 화양연화라며 우리 당 후보로 나선 것이 굉장히 부끄럽다"며 사감을 드러냈다. 보수 유권자들에게 한 후보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등에서 활약한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미 법적으로 정리가 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탄핵조차도 잘못됐다는 식의 뉘앙스이다.
이 후보는 "우리가 이번에 정권 수호를 못 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기) 적폐 청산의 10배인 내란 청산(국면이) 오게 될 건데 우리가 이념적으로 무장돼야 한다"며 "그러나 한 후보는 적폐 청산으로 보수를 거의 궤멸시킨 장본인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전혀 무장이 안 되고 있다"며 "사상전에 밀리지 않도록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없애고 중앙방첩청(간첩 등 방첩 업무를 전담하는 중앙정보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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