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이 경미한 과오? 결국 계엄 옹호" 직격

곽우신 2025. 4.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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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토론] 나경원 "내란몰이 선동", 이철우 "한동훈 자격 없다" 반발... 홍준표 "난 그때 대구시장"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 국회사진취재단
"왜 대통령 경선하는 데에 윤석열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입니까?" - 나경원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

국민의힘이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헤어질 결심'을 여전히 못하는 모양새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일 치러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4명의 '잠룡'들 중 한동훈 후보를 제외한 이들은 윤씨와 명확한 거리두기에 실패했다.

한 후보가 작심하고 비상계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나경원 후보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철우 후보는 오히려 윤씨를 두둔했고, 홍준표 후보는 민감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피해 갔다. 윤씨의 파면 이후에도 '디커플링'에 실패한 보수 정당의 현 주소를 그대로 노출한 셈이다.

한동훈 "이번 선거는 계엄으로 하게 된 선거... 불편하지만, 국민들이 질문할 것"

이날 서울특별시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진행된 대선 경선 B조 토론회 2라운드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동훈 후보는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갈등 상황이 결국 한쪽에서는 계엄, 한쪽에서는 30번의 탄핵 시도로 극단적인 결과를 맞이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 선거는 계엄으로 인해 하게 된 선거이기 때문에, 불편하지만, 계엄에 관한 질문을 우리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하실 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저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고 그래서 앞장서서 막았다. 국민이 먼저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비상 계엄에 반대하지만 탄핵할 정도는 아닌 경미한 과오다'라고 생각하시는 국민들도 계시는 것으로 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다"라며 자신을 반대하는 당 지지층에게 손짓했다.

이어 "그렇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계엄 자체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계엄이 잘못된 것이고 결국 계엄을 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라고 보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주장이었다. "'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 옹호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직격했다.

한동훈 "12월 3일에 당대표였으면 어떻게 했겠느냐?" 홍준표 "가정 전제로 묻지 마"

한 후보는 "홍 후보께서 12월 4일날 '경솔한 한밤중에 해프닝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그리고 3월 20일 날은 '홧김에 서방질한 것이다' 이런 표현을 쓰신 적이 있다"라며 "홍 후보도 계엄을 반대하시는 취지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탄핵에 대해서는 또 반대의 취지를 가지셨단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는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 2시간 만의 해프닝이었다"라며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권을 행사하고 그게 2시간도 안 됐을 것이다. 그러면 대통령한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 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 후보는 "다만 대통령께서는 그 이후에 자진 하야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자진 하야의 생각이 없다는 면을 분명히 밝히신 상태였다"라며 "그렇다면 홍 후보 말씀도 '대통령이 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셨던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연이은 질문에 홍 후보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지"라며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진 하야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제는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동의했다. "우리 당 의원들 상당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12명 중에서 10명이 똑같은 생각이었다"라고도 부연했다.

이후 공방에서 홍 후보가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야 될 건데 어떻게 벗어나시겠느냐?"라고 묻자, 한 후보는 "저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서 계엄을 저지했다"라고 강조했다. 대신 "저는 역으로 물어보겠다. 홍 후보께서 12월 3일날 10시 반에 당대표로서 제 입장이셨으면 계엄을 막으셨겠느냐? 아니면 '대통령 잘한다' 하셨겠느냐?"라고 되물었다.

홍 후보는 "나는 대구시장으로 있었는데..."라며 "가정을 전제로 그래 물어볼 거 없다"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이철우 "한동훈, 우리 당 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잘못" 나경원 "한동훈, 탄핵·내란몰이 선동"

한동훈 후보는 이철우 후보에게도 "페이스북에 3월 13일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이 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탄핵 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잖느냐. 108명 국회의원을 (총선에서 국민이) 준 거는 '탄핵을 하지 마라. 대통령 다시 한번 해라' 이런 이야기인데. 왜 경솔하게 탄핵(소추 표결)에 들어갔느냐?"라고 논점을 비틀었다. "한동훈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지금 우리 당 후보로 나왔다 하는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니냐?"라고도 비난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이지?"라고 묻자, 이 후보는 "내란이라고 하는 말이, 대통령이 무슨 내란을 하느냐? 이게 권력을 잡으려고 내란을 한 거냐?"라고 역시 즉답을 피했다.

다음 타깃은 나경원 후보였다. '윤석열 신당' 논란이 최근 불거진 데 대해 한동훈 후보가 묻자, 나경원 후보는 "왜 대통령 경선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느냐?"라고 반발했다. 그는 "저는 한동훈 후보가 탄핵·내란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정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한다"라며 "그 당시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 하면서 사실 내란몰이의 탄핵을 선동하는 데 가장 앞장섰다.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도 힐난했다.

한동훈 "지지자께 죄송... 국민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 막고 탄핵 찬성했다"

다른 후보들이 '윤석열' 이름 언급을 꺼린 반면, 한동훈 후보만 마지막 1분 발언에서도 비상 계엄 이야기를 꺼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 후보는 "먼저 우리 지지자들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결코 겪으셔서는 안 되는 일들을 겪게 해드렸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죄송하다.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도 "저희는 질 수가 없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께 시대를 교체하겠다는 비전을 드려야 한다"라며 "한쪽에서는 비상 계엄이 있었고 한쪽에서는 한 30번이 넘는 탄핵 시도로 나라를 망쳤다"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 공수 교대, 선수 교대로는 안 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서 비상 계엄을 막고 탄핵을 찬성해서 국민과 미래를 선택한 제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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