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함성 가득 찬 청주체육관…다른 후보엔 야유도

이동환,송태화 2025. 4. 2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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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부드럽다” 김동연 “경제전문가”
‘언더독’ 지지자들은 ‘일당백’ 응원
“우리 적은 국민의힘” 화합 강조 분위기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경선 결과 발표를 들은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된 충북 청주체육관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예측처럼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약 5000명 당원 대다수는 이 전 대표가 입장하고 연설하고 손을 흔드는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다른 후보들에겐 중간중간 야유도 나왔다. ‘언더독’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일당백의 자세로 응원하겠다”며 역전극을 기대했다.

당원들은 19일 이 전 대표가 연설을 위해 청주체육관에 들어서자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이재명’을 연호했다. ‘지금은 이재명’이란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른 이 전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세종에 거주하는 이 전 대표 지지자 최수영(57·여)씨는 “이 전 대표에게 범죄 혐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사익을 취하려 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오직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계몽’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내지르는 함성의 데시벨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모습도 있었다. 특히 김 지사가 연설을 위해 주황색 한화이글스 야구 점퍼를 입고 입장하자 몇몇 당원은 “(민주당 색인) 파란색을 입으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체육관 자리를 선점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우리 지지자들은 자리도 제대로 못 맡았다”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청주=송태화 기자


일방적인 응원전 속에서도 일부 당원들은 꿋꿋이 자신이 지지하는 김 전 지사와 김 지사를 응원하며 역전극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김 전 지사 지지자들은 서로를 향해 “우리가 ‘일당백’인 것처럼 응원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경남 김해 출신 대학생 손영욱(21)씨는 “김 전 지사의 장점은 이재명보다 부드럽다는 점”이라며 “‘어대명’은 맞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잡고자 나부터 열심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유미(49·여)씨도 “김 전 지사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의리를 지키는 것을 보며 국민과의 의리도 지킬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며 “이 전 대표가 워낙 우세해 당내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기 쉽지 않지만,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숨어 있는 당원과 중도층 국민도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를 응원하는 서울의 회사원 나병호(44)씨는 “먹고 살기 팍팍한 시대엔 김 지사 같은 경제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 같은 극한 대립의 혼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이 싸움을 멈추기 위해선 김 지사가 더 좋은 선택지”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전남 광주의 직장인 임하(60)씨도 “김 지사는 누구보다 깨끗하고 청렴한 인물이란 점에서 이 전 대표와 차이가 있다”며 “이 전 대표도 좋은 정치가지만, 독한 느낌 탓에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이만종씨가 19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에 받은 싸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청주=이동환 기자


승패와 상관없이 경선 자체를 즐기는 당원들도 있었다. 청주 출신 2급 지체장애인인 이만종(65)씨는 이날 전동스쿠터를 탄 채 스케치북을 들고 경선장을 찾았다. 민주당 후보들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다. 이씨는 결국 이 전 대표와 김 지사 사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 전 대표는 사인에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란 문구를 적었고, 김 지사는 ‘유쾌한 반란’이란 글귀를 남겼다고 한다.

이씨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말했더니 김 지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며 “이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지만, 경선을 지켜보며 진정성 있게 마음을 울리는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남 진주의 회사원인 김효정(32·여)씨도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도 모두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 생각한다”며 “내란 세력인 국민의힘과 싸우기 위해 당내 후보들끼리는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이동환 송태화 기자 huan@kmib.co.kr

청주=이동환 송태화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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