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입틀막' 후 1년…"과학계 피해와 상처 여전"

김민관 기자 2025. 4.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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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R&D 카르텔' 명분으로 5조 2천억 예산 삭감
카이스트 졸업식서 "예산 복원" 외치자 '입틀막'
과학계 반발로 뒤늦게 복구됐지만 후폭풍 심각


[앵커]

1년 2개월 전 KAIST 졸업식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비판하다가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갔던 신민기 씨를 저희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과학계의 거센 반발 등으로 1년 만에 해당 예산은 복원됐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업계를 떠났고 연구 프로젝트도 여럿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김민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해 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참석한 카이스트 졸업식.

석사과정을 졸업하는 신민기 씨는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R&D, 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비판했습니다.

[신민기/카이스트 석사 졸업생 (2024년 2월) :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

외침이 시작되자마자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곧바로 신 씨의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신 씨가 끌려 나가는 동안에도 윤 전 대통령은 연설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그날 졸업식이 열렸던 장소 앞에서 신 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신민기/카이스트 석사 졸업생 : 나는 단지 목소리를 전달하고 그냥 말로써 외치려고 한 것인데 입을 틀어막고…]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현장에서 감금을 당하고 경찰서까지 끌려갔습니다.

[신민기/카이스트 석사 졸업생 : 다용도실에 사실상 감금되었고 바로 경찰서에 인계돼 졸업식은 보지 못하고… 끌려나가서 서너 시간 정도 밖이랑 통제된 상태에서 그렇게 있었습니다.]

신 씨의 외침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R&D 업계에 카르텔이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지난해 R&D 예산 5조 2000억원을 삭감했기 때문입니다.

전년 대비 약 16%가 줄어든 액수로 R&D 예산이 줄어든 건 1991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연구비는 즉시 삭감됐고, 많은 연구자들은 업계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과학계의 강한 반발이 있었고 지난해 총선도 크게 지면서 윤석열 정부는 1년 만에 예산을 원상 복구시켰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신민기/카이스트 석사 졸업생 : 연구자 부부였는데 한 분은 소속 연구소 예산이 80% 삭감되면서 직장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됐고 배우자는 학업을 중단하고… 연구자 자존심이 많이 떨어졌고 다른 길을 택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연구자들 모임인 출연연과학기술인총연합회는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 전반에 끼친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과학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 위에서 꽃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이경 / 영상편집 김동준 / 영상디자인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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