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 빅텐트' 현실화할까…한덕수 연일 때리는 민주당

김희정 2025. 4.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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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권한대행, 반명 빅텐트 구심점 급부상
김민석 "국힘 후보 다 합쳐도 이재명 못 이겨"
'반 이재명 정서' 확산?…비명계, 일단 선긋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조기 대선 정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제3지대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연일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반명 빅텐트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한 대행을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제1당 수석최고위원으로서 다음 주 내에 한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시한은 다음 주로, 만약 면담이 성사되면 한 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와 대미 관세 협상 계획 등을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한덕수 단일화론'을 의식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한 대행은 불출마를 선언하지 못하겠으면 당장 관세협상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라"며 "'한덕수 단일화론'의 본질은 국민의힘 후보를 다 합쳐도 이재명을 못 이긴다는 것이다. 늪에 빠진 국민의힘이 잡으려는 한덕수 역시 지푸라기보다 허무한 모래성이니 결국 한덕수도 무너지고 국민의힘도 쪼개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최고위 시작 전인 이날 오전에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할 것이라면 오늘 당장 사퇴하라"고 한 대행을 압박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한 대행을 향한 지도부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박찬대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 대행은 출마를 할 것이면 당장 (관세) 협상에서 손을 떼고 출마하지 않는다면 바로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헌법재판소가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효력을 정지한 점을 거론하며 "한 대행은 자신의 위헌 행위를 국민께 사과하고 헌법재판관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이완규·함성훈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본안 판결 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송순호 최고위원도 "한 대행은 권력욕에 빠진 정치 놀음과 갈지자 행보를 즉각 멈춰야 한다. 심판이 선수로 뛰겠다는 망상을 내려놓고 대통령 불출마를 즉시 선언해야 한다"며 "그 외의 일은 아무것도 손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행을 향한 민주당 공세는 오후에도 이어졌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정부가 임시국무회의에서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 "한 대행에게 경고한다"며 "대권 간보기에 몰두할 시간에 무너지는 민생경제부터 챙기시라. '찔끔 추경'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 마시라"고 했다.

이재명 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18일 대구 북구 협동조합 소이랩에서 열린 K-콘텐츠 기업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민주당이 한 대행을 향해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는 것은, 한 대행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대선 1위후보로 단숨에 오르면서 반명 빅텐트의 중심 인물이 될 후보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트럼프 시대 통상 전문가 면모가 부각되고 있으며, 호남 출신에 진보·보수정권에 모두 기용된 관료로 중도층을 확장할 최적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반명 빅텐트' 혹은 '반명 텐트'는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전략이다. '반이재명 정서'를 바탕으로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유승민 전 의원, 김부겸·이낙연 전 총리 등이 원팀이 되어 이재명 예비후보와 겨루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기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면서, 반명 빅텐트가 성사되면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 민주당 출신 인사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인사들은 반명 빅텐트론에 선을 긋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측은 "김 전 총리는 민주당원으로, 당원과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경선룰을 질타하며 대선 경선을 거부한 김두관 전 의원 측 백왕순 대변인도 "내란 옹호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하는 비명 빅텐트 참가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신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역시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빅텐트론'에 대해 "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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