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국방장관 대행 샹그릴라 대화 불참 가닥...코리아 패싱 우려도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5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외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란 이유를 들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국방 수장 간 만남 기회를 날리면서 '코리아 패싱'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행은 전날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에선 조창래 정책실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샹그릴라 대화는 한·미, 한·미·일 국방 장관 회담은 물론 중국 측과도 만남이 이뤄지는 연례 안보 회의다. 한국은 2004년 이후 줄곧 국방부 장관이 참석해왔다.
김 대행은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오는 6월 3일 전후 북한의 도발과 같은 긴급 안보 사안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이런 판단을 내렸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군 지휘부 공백에 따른 안보 위기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한국이 역내 주요 국가들과 국방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양자·다자 회담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번 샹그릴라에선 한국 측과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첫 만남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앞서 헤그세스는 지난달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일본·필리핀만 방문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견제 차원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중시하는 기조인 만큼 미 측에서 김 대행과의 만남을 거절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오히려 중국 측 고위 인사가 참석한 자리에서 한·미·일 국방 수장이 한 목소리를 내는 그림을 원했을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도 "미국 측이 김 대행의 '급'을 문제 삼거나 한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국 입장에선 이번 회의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방위비 분담금,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북핵 위협 억제 등 산적한 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행의 불참은 한·미 국방 수장 간 첫 만남의 기회를 한국 스스로 날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국책 연구기관 연구위원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과 관련한 미국 측의 의도를 파악할 기회인 만큼 참석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며 "북핵 문제나 북한군 러시아 파병과 같은 굵직한 안보 현안을 주요국과 논의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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