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광화문과 2025년 4월 미국 코첼라의 공통점

이현파 2025. 4. 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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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트럼프 집회의 선봉장 된 샌더스, 뮤직 페스티벌 향했다

이현파 크리에이터

 2025년 4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
ⓒ Coachella
뮤직 페스티벌은 단순히 음악과 떼창, 춤만이 존재하는 곳은 아니다. 음악 역시 사회 속에 존재하는 산물인 만큼, 사회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2016년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는 블러의 데이먼 알반이 영국의 브렉시트 탈퇴를 규탄했고, 2017년 당시 영국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환호를 받고 있던 제레미 코빈 당시 영국 노동당 대표가 "장벽이 아니라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라는 연설을 펼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여성의 낙태권을 부정한 미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래퍼 켄드릭 라마가 공연 중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부터 블랙핑크의 리사, 제니까지, 화려한 라인업으로 국내외 음악팬들을 집중시킨 사막의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는 어땠을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게스트가 현장의 관객들은 물론, 전세계의 음악 팬들을 놀라게 했다.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과 2020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밀려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83세인 버니 샌더스는 지난 4월 12일(현지 시각), 아웃도어 극장에서서 열린 인디팝 싱어송라이터 클레어오(Clairo)의 무대에 앞서 연설을 이어 나갔다.

샌더스는 맥스웰 알레한드로 프로스트 하원의원으로부터 "가장 젊은 최고의 의원"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했다. 미국 전역을 돌며 반 과두 정치(Fighting Oligarchy) 집회를 열고 있는 샌더스는 코첼라로 자리를 옮겨 관객들을 향해 "나라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독려했다. "경제적 정의, 인종적 정의, 사회 정의를 위해 일어서서 싸워야 한다"며 사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의 연설 중에는 플라톤의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는 오랜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도 있었다.

"이 나라(미국)는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의 미래는 젊은 세대에 달려 있습니다. 외면하고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 버니 샌더스

전세계가 상호 관세 정책 등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공격적인 행보를 두려워하고 있는 지금, 미국인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샌더스가 "우리에게는 미국 대통령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관객들은 트럼프를 떠올리며 야유를 보냈다. 샌더스는 "저도 (그 야유에) 동의합니다"라고 말하면서 트럼프가 제기하는 "기후 위기는 사기다"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동시에 여성의 자기 결정권(낙태권)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샌더스는 클레어오를 소개하면서, "클레어오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여성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냈고,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가자 지구에서의 끔찍한 전쟁을 끝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추켜세웠다. 실제로 클레어오는 꾸준히 여성 인권,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전쟁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에 대하여 목소리를 낸 아티스트이며 샌더스의 지지자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샌더스는 코첼라에 참석하기 전,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와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반 과두정치 무료 공연'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설적인 뮤지션 닐 영과 조안 바에즈, 매기 로저스 등의 쟁쟁한 뮤지션이 참여했고, 이 공연에는 무려 3만 6천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버니 샌더스 이외에도 코첼라에서 불타는 시대를 향한 목소리를 낸 사람은 많다. 대표적인 퀴어 뮤지션 트로이 시반은 찰리 xcx의 무대에서 트랜스젠더 인권을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여러 차례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를 비판했던 록밴드 그린데이는 "나는 레드넥 정책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아"라는 'American Idio'의 가사를 "나는 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의 일부가가 되고 싶지 않아"로 바꿔 불렀다. 2024년 12월 대한민국 광화문에서든, 2025년 4월 미국의 코첼라에서든, 투쟁의 현장에서 음악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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