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8조 잠수함 사업, 유럽 '방산 블록' 넘을 K조선 승부수는

국내 조선업계가 8조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사업을 따내기 위해 현지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안보 협력으로 뭉치고 있는 유럽 현지 방산업체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방위산업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는 지난 4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 전략 설명회를 열었다. 한화는 이날 6년 이내 첫 잠수함 납품, 1억 달러(약 1420억원) 인프라 투자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해군이 함정 현대화를 위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추후 유지·보수·정비(MRO)까지 더하면 총 사업비가 8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한화오션과 HD현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사는 수주 전략이 겹치지 않게 각각 자신들의 특화 모델을 앞세웠다. 국내 최대 규모 잠수함인 3600톤(t)급 장보고-Ⅲ를 건조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3000t급 이상 대형 잠수함을 제시했다. 반면, 국내 최초로 2300t급 잠수함의 국제 안전 기준(AIP)을 취득한 HD현대중공업은 2000t급 중 잠수함 모델을 함께 제안했다.
현지 투자 계획을 내세운 건 양사의 공통 전략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폴란드 정부에 현지 MRO 시설 설치 등 추가 투자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끼리 정면으로 맞붙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라며 “큰 틀에서 한국이 수주를 따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공유하다 보니 폴란드에 여러 형태의 K조선 선택지를 제안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건 유럽 현지 방산업체다.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만큼 회원국 내 업체를 선정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전통적인 잠수함 강국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대표적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달 ‘방위백서2030’을 발표하면서 1500억 유로(약 240조원)의 신규 자금 지원은 유럽산 무기에 한정한다고 밝히는 등 역내 방산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상반기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9월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폴란드 정부 입장에서 잠수함은 지상 무기보다 도입이 시급하지 않기 때문에 납기가 빠른 국내 업체의 장점이 덜 부각된다”라며 “수주를 따내기 위해선 국내 기업 간 전략적 협력에 더해 금융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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