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아크로비스타 세금 안 내도 된다? 이게 말이 되나
[고창남 기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은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이 과연 지금 이 나라에서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가?
최근 서울 서초구의회 박재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초구 구세 감면 조례(제7조 전직 대통령 주택에 대한 감면 조례) 개정안'은 이러한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게 한다. 서초구 조례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면제받는다. 이 같은 특혜를 없애자는 게 박 의원이 낸 개정안의 골자다. 법의 이름으로 특정인, 그것도 퇴임한 권력자에게 주어진 조세 특혜는 위헌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정의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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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택으로 돌아오는 윤석열과 김건희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인 김건희 씨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를 떠나 서초구 자택으로 돌아오고 있다. |
| ⓒ 이정민 |
이러한 특혜는 서초구의 '서초구 구세 감면 조례'의 제7조 '전직 대통령 주택에 대한 감면'조항에 기인하는 것으로 전직 대통령의 거주지에 대해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하는 내용이다. 이 조례는 1975년 군사독재 시절에 제정되었으며,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동작구를 포함한 총 13개 자치구에서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초구의원들은 "법률에 근거 없는 혜택"이라며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서초구와 국민의힘 측은 "전직 대통령 지지자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반대해 왔다. 서초구에서는 법률해석 결과 동 조례가 '적법하다'고 해석했는데, 그 '적법하다'는 해석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서초구 측은"해당 조례가 지방세특례제한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감면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어 적법하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나 이 조례가 어떠한 '정책 목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감면을 하느냐에 따라 헌법과 충돌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헌법 제11조는 신분에 따른 특혜를 부정하고 있으며, 조세에 있어서는 '조세법률주의'와 '조세공평주의'가 헌법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세는 국민의 담세력에 따라 공정하게 부과되어야 하며, 특정 신분이나 직위에 의해 감면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조례는 소득이나 자산이 아닌 '전직 대통령'이라는 직위만을 기준으로 면세 혜택을 주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상 평등권과 조세공평주의, 조세법률주의 모두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세금 감면은 단순한 행정 편의나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조세 정의와 공정한 자원 분배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가 납세의 의무조차 면제받을 수 있다는 인식은, 권력 이후에도 지속되는 특권 구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공정과 상식'을 국정 운영의 기조로 내세웠던 그가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채 세금조차 내지 않는 모습은, 부동산 급등과 조세 부담에 시달리는 다수 국민의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공세가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평등과 공정, 그리고 법치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국민의 당연한 요구다. 특정인을 위해 법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법은 모든 국민을 위한 공적 질서의 근간이 되어야 하며, 권력자에게는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공정과 정의, 그리고 법치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필요한 시기를 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세금 특혜가 계속된다면, 이는 국민 다수가 느끼는'법은 권력자 편'이라는 불신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법은 만인을 위해 존재해야지, 특정인을 위한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 윤석열'이 특별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번 서초구 조례 개정안은 단순한 지방 조례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고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상징적 조치다. 전직 대통령이라 하여 일반 국민과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그것이야말로 '특권'이고,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시민 윤석열'이 더 이상 특별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전직 대통령으로서 모범이 되어, 스스로 세금 혜택을 반납하고 국민 앞에 솔직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정과 상식'이다.
또한, 이러한 조례 개정안 발의는 박재형 서초구의원 개인의 용기뿐 아니라, 이 사안을 오랫동안 지켜본 시민사회와 언론, 그리고 깨어 있는 유권자의 감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권력 감시에 적극 나서는 시민의 목소리는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지방의회가 중앙권력과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거, 집행부를 견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서초구의 개정안 발의는 큰 의미를 지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이 퇴임 후에도 여전히 사회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세금 특혜를 스스로 반납하고, 조례 개정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 통합'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남길 수 있는 마지막 품격이다.
박재형 서초구의원이 발의한 조례 개정안은 오는 29일 상임위원회를 거쳐 30일 본회의를 통과해야 효력을 발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서초구의회의 의석 분포를 볼 때, 동 개정안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개정을 발의한 박재형 서초구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상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힘 5명으로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상임위원회에서부터 동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게 된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 세금 특혜 조례' 개정 투쟁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설사 이번 개정안이 부결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5천만 국민과 함께 한다는 희망을 갖고 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법적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 이는 지금 이 사회의 공정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포커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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