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BYD에 MLCC 공급…1조 클럽 재도전 [마켓딥다이브]
연간 영업익 1조 눈앞…"자율주행 확산 긍정적 요인"
필리핀 공장 확대 계획…투자 및 가동 시기 논의 중"
[한국경제TV 최민정 기자]
<앵커> 삼성전기가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중국 출장 이후, 중국 BYD(비야디)에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는데요. 1조 클럽 재진입도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켓딥다이브 최민정 기자가 정리합니다.
<기자> 7년 만에 BYD(비야디) 본사를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3월 중국 출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비야디 등 중화권 시장에 수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납품에 성공했는데요.
특히 이재용 회장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투트랙 전략이 돋보입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규제에 대응하면서도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전장 부품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 겁니다.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인 MLCC는 쌀알 정도의 크기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방출해 전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인공지능(AI)칩은 국가 안보와 연결되는 기술 통제 대상이지만 MLCC는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범용 부품으로,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 부품사들은 기술력 부족으로 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는 1천 개가 탑재되고 자동차에는 일반적으로 최대 1만 개의 MLCC가 탑재됩니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주변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정보를 보내기 위한 카메라, 레이더 등 센서가 다양하게 탑재되는 만큼, 최대 5천 개의 MLCC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이번에 납품하는 BYD는 올해 전기차 5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내비게이션 온 오토파일럿(NOA)' 기능이 탑재된 차량도 포함돼 있어, MLCC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NOA는 고속도로에서 내비게이션 경로에 따라 주행보조 기능을 해주는 원리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 삼성전기의 '1조 클럽' 복귀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을 9천억 원대로 추정했는데요. 이번 BYD 납품으로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은 판매 성장 단계를 넘어, 자율주행 기능 확대에 돌입했다"며 "자율주행 기술 확산은 삼성전기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삼성전기의는 지난해 전장용 MLCC로만 9,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화권 시장을 잡아, 향후 시장점유율이 24%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요인이 더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과 로봇인데요. 두 제품에는 MLCC의 사용량이 더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기 부품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는 여전히 부담입니다.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됐지만 현재 삼성전기는 한국, 중국, 필리핀에 MLCC 공장을 갖고 있는데요. 일부 물량이 중국에서 생산돼 고관세 부담이 큽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기가 상대적으로 상호관세율이 낮은 필리핀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관세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작년 10월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처음으로 필리핀 MLCC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언급했는데요. 당시 "투자하면 (가동까지) 2년 걸린다고 생각했을 때 빨리 지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삼성전기와 필리핀 측의 투자 시기 등을 논의 중인 상황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장용 MLCC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삼성전기, 체질 개선에 성공해 1조 클럽 재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마켓 딥다이브였습니다.
최민정 기자 choi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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