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시민 만나 “공수처 대폭 강화할 것” 검찰 개혁 의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수사 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는 검찰 개혁의 밑그림을 시사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 공개된 영상에서 유시민 작가,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와 대담을 나눴다. 대담 주제는 “위기의 대한민국, 새 정부의 과제는?”으로, 사실상 이 후보의 대선 공약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이 후보는 영상에서 “검찰 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검찰이) 기소하기 위해 수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며 “그게 법무부 안에 있든 어디에 있든, 수사 담당 기관과 기소·공소 유지·담당 기관은 분리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공수처를 대폭 강화할 생각”이라며 “공수처 (검사를) 늘리고, 국가수사본부도 독립성을 강화해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다음에 기소청·공소청·수사청으로 철저히 분리해 견제하게 하고 수사기관끼리 상호 견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뭉쳐있으면 남용되는 게 권력의 본성”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에선 향후 경제 정책의 방향성에 관한 대화도 오갔다. 유 작가가 “경제 문제 중 무엇을 가장 먼저 손댈 수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내수 문제”를 꼽았다. 이 후보는 “대외 여건 문제와 달리 내수 문제는 교정할 여력이 있는데 정부가 손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시장이 정부가 없는 것처럼 방치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남시장 당시 골목상권이 다 망해가고 있었는데, 큰 돈 들이지 않고 재래시장이 다 살아났다”며 “돈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정부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한·미 동맹을 존중하고 한·미 협력을 제대로 구축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잘 관리해야 한다”며 실용주의적 노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과거사, 독도 문제 등 일본과 싸워야 하는 건 싸우되 경제나 문화, 사회적 측면은 분리해서 협력해야 한다”며 “원래 전쟁을 하면서도 오른손으론 주먹을 쥐고, 왼손으론 손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담에선 이 후보를 둘러싼 정치 공세도 화두였다. 유 작가는 “(국민의힘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모르게 이 후보가 못된 일을 많이 했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인생사에서 누가 괴롭혔다고 보복한 일이 한 번도 없다”며 “성남시장을 할 때도 경기지사를 할 때도 누구를 해코지해서 내쫓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수빈 기자 jo.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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