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핵심은 '사유하는 OO'

김진웅 2025. 4. 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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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생각을 건너는 생각을> 읽고

[김진웅 기자]

인류 역사는 인간의 승리로 점철됐다. 인간은 오래된 지구 역사 속에서 가장 단기간에 승자의 지위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서 인간이 얼마나 우수한지 영장류와 비교하면서 우위를 점했었다. 하지만 이제 인간과 AI 간의 우위에 대한 논의가 하루에도 언론과 각종 SNS, 논문, 글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영장류와 인간 간의 우위 경쟁에서는 인간이 승리했다. 그러나 AI(인공지능)와 인간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음에도 많은 부분에서 인간보다 앞서는 AI를 우리는 매일 마주하고 있다. AI와 인간 간 경쟁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책표지
지난 4월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AI와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주제로 AI와 인간의 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 관계 형성 능력 검증 결과를 방영했다. AI의 역사는 짧지만,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윤리적 차원을 넘어서 이미 대중은 인간보다 인공지능을 신뢰한다. 인간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인간의 마음자리도 뺏기고 있다. AI에게. 그렇다고, 무작정 인간이 AI보다 더 낫다고, AI를 인간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항변할 수 있을까?

<생각을 건너는 생각>을 읽으면서, 인간이 AI보다 더 나은 지점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의 실마리를 찾았다.

'읽는다'는 것은 인간을 규정하는 핵심어라고 생각해요. -책 50쪽.

인간과 영장류 간의 연구는 오직 인간만이 문자를 읽고, 쓰고, 그리고 해석한다. 인간으로 형성된 사회에서는 읽고, 쓰고, 이해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어렵다. 제가 살아갈 수 없다는 표현이 아니라, 어렵다는 표현을 굳이 사용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문맹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읽는 차원도 몇 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첫째, 단순히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는 각종 SNS, 말 그대로 사유를 위함이 아닌 단순 정보를 취득하는 행위다. 두번째는, 전공 서적 내지는 관련 분야 정보를 정확히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수집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는 사색과 깊은 사유에서 길을 찾고, 삶을 점검하며,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목적을 지닌 '읽기'로 정의할 수 있다.

세 가지 방법 모두 인간을 규정하는 '읽기'에 해당하지만, 단순히 고민 없이 찰나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하거나 시간을 죽이는 읽기와 간헐적으로 전문적 정보를 읽는 행위 그리고 사유와 사색을 통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유롭게 오고가는 능력은 오직 세 번째 '읽는 행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인간과 영장류 간 차이는 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에 따라 결정됐다. 그러나 지금은 AI도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으며, 심지어 이해력도 깊다.

그러나 인간과 AI의 근본 차이가 있다. 그것은 스스로 읽는 행위에 달려있다. 아직까지 AI는 인간이 주문하기 전에 그 어떤 대답도 질문도 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대중에게 익숙한 챗 gpt 등은 인간이 질문하고, 찾을 때만 응답한다. 즉 입력되지 않으면 AI는 읽지도 쓰지도, 심지어 사유도 못한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읽고, 쓰고, 사유한다. 그렇다고, 이 행위 하나만 놓고 인간이 언제까지 AI보다 우위를 점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돌이켜 봐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읽고, 사유하고, 글로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는 지를 말이다.

특별히 문자는 다른 시각적·감각적 기호들에 비해 현저히 추상적입니다.
추상적이라는 말은 즉각적으로 그 의미가 수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중략)
그런 점에서 문자 읽기와 쓰기는 매우 의식적인 인간 행위의 정수이자 의식성의
정밀함과 유연함을 증진시키는 좋은 활동일 겁니다. -책 61쪽.

문자는 추상적이고, 그 의미가 즉각 수용되지 않는다. 글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사색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곱씹어 보며, 사유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세 가지 읽기 차원 중 가장 인간적인 차원의 읽기는 '사유하는 독서'다.

AI는 내 마음을 읽을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어떤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가늠할 수 없다. 그리고 나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영역을 감히 표현할 수도, 침범할 수도 없다. 그것은 가장 인간적인 행위인 읽기와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 사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의식성의 정밀함은 무엇일까? 인간은 의식이 있다. 그렇기에 사유하고, 사색하며,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AI도 창조적인 활동을 함에 있어서 인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M. 스캇 팩 박사가 주장한 의식 수준을 높이는 영적 성장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하다.

쉽게 표현하면, 인간은 가까운 사람이 안타깝고 슬픈 일을 경험할 때, 사랑하는 사람이 곁을 떠날 때, 이 세계와 작별할 때 깊은 슬픔을 경험한다. 그리고 인간은 예기치 못한 일이나 사고, 사건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

<생각을 건너는 생각>에서는 이러한 성장을 독서와 사유에서 찾을 수 있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는 얼마나 읽고, 쓰고, 사유하고 있을까? 인간이 가장 인간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과연 인간적인 삶을 살아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어쩌면, AI(인공지능)이 바라는 것, AI 산업으로 큰 부를 일구려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사유하는 독서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의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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