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작'이든 가능한 철공소가 있답니다

황동환 2025. 4. 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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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대공작소 김기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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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환 기자]

 현대공작소에는 연식을 알 수 없는 오래된 기계장비들이 여럿 있다. 특히 김기성 대표의 부친이 사용한 선반은 족히 100년은 넘는다고 한다.
ⓒ <무한정보> 황동환
석공·목공·철공은 머릿속에서 구상하고 있는 온갖 형태의 물건들을 실현하는 기술이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도 있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 주교리에서 35년째 철공소를 운영 중인 김기성(62) '현대공작소(예산읍 주교리 325-5)' 대표는 그 차이를 "돌은 모양을 만들 때 실수하면 못 쓴다. 목재는 잘못돼도 버려야 한다. 하지만 쇠는 잘랐다가 잘못돼도 용접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현대공작소는 고객이 주문하는 대로 원하는 물건들을 척척 만들어내는 철공소다. 여기에 더해 건물 구조재로 사용되는 철골 시공 등 규모 있는 작업도 수행한다.

김 대표는 1990년에 아버지(고 김게환)로부터 사업장을 물려받아 35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예산군에 '현대공작소'가 존재하기 시작한 역사는 45년이 넘는다.

같은 철물을 다루는 일이지만, 김 대표는 아버지와 일의 분야가 달랐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는 주로 선반 활용 수리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던 분이다. 철대문, 철계단을 주문 제작도 했다"며 "반면 나는 주로 건물의 뼈대를 이루는 철골을 설계도면에 따라 재단·용접하고, 건축현장에서 치수에 맞게 구멍 낸 볼트 구멍에 볼트를 체결하는 일을 한다"고 말한다.

이어 강조하는 "H빔이 무겁고 위험하다. 제작할 때도 힘들지만 현장에서 설치할 때, 크레인으로 하나씩 H빔을 맞춰 조립할 때, 긴장하고 있다가 볼트 1000개가 제자리에 정확히 체결될 때 쾌감은 그 무엇에 비길 수 없을 정도로 크다"라는 말에선 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운영원칙 "하나라도 정성껏 또 거짓없이"

공기를 맞춰야 하는 시공 현장에선 좀처럼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땐 주문 제작을 한다.

지난해 삼국축제 기간 동안 사용됐던 대형 바비큐 기계도 그의 작품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샘플을 보여주면서 조리 기구 제작 의뢰를 했다"며 "축제 때 쓰였던 철로 만든 제품은 다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작업장을 방문했을 때 각재 파이프로 원형의 바비큐 기계 제작이 한창이었다. 이 역시 백종원 대표의 주문이다.

'공작소'라는 상호만 들어서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단번에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본질은 '철공소'다. 그는 "예산군에선 새시 제작을 하는 소규모 철공소는 많지만 현대공작소처럼 비교적 규모가 있는 업체는 서너 군데 정도다. 그중에서도 역사로 치면 현대공작소가 가장 오래됐을 것"이라고 전한다.

그는 아버지의 주 작업 영역이었던 선반을 활용한 일은 하지 않고, 대형 기계제작, 건물 철골 설치 등 용접이 필요한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평소에는 직원 없이 혼자 제작하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거리를 수주하면 필요한 기술자들을 불러 작업하는 방식이다.

그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과 "좀 있어 보인다고 잘해주고, 없다고 무시하지 않는 자세"를 평소 신념으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산읍 예산리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예산초·중 졸업 뒤 고등학교는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하면서 서울에서 유학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한 태권도 종목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1996년 30대 중반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다. 군 복무 시절에도 선수 활동을 했으며, 1986년 군 제대 뒤엔 예산군을 대표해 일반부 선수로 선발돼 도민체전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태권도 사범서 철 전문가로
 30대 시절 김 대표의 모습.
ⓒ <무한정보> 황동환
김 대표는 "대회는 보통 4명이 한 팀을 구성해 출전한다. 그동안 여러 대회에 출전해 페더급(60㎏) 개인전 종목에서 금메달 등 여러 메달도 땄다"고 회상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업장을 물려받기 전까지 김 대표는 태권도 사범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1988~1992년에 세정유치원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아이들하고 하루 종일 같이 있는 게 좋았다, 아이들이 운동하다 힘들어하면 유치원 근방으로 산책하는 것도 즐거웠다"며 "하지만 큰 수입은 안됐다. 가장으로서 집안도 돌봐야 했기에 체육관 운영도 생각 했지만, 그보다는 공작소 생활이 낫다고 판단해 이 일에 합류했다"고 철공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그의는 어린 시절 기억은 '고생', '어려움'이다. "예전엔 모든 게 어려웠던 시절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들었다"며 "아버지는 장손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셔야 했을 뿐만 아니라 장남으로서 형제들도 챙기다 보니 힘들게 생활하셨다"라고 당시 어린 김 대표의 눈에 각인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김 대표는 객지서 생활할 때도 집에 올 때면 아버지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깨너머로 스스로 철공기술을 터득했다고 한다.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고 생계를 위해 태권도 사범 일을 할 때에도, 아버지의 철공 일을 도왔던 것이 이후 그가 사업장을 무난히 물려받는데 도움이 됐다.

"하나라도 정성껏 만들고 거짓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아버지가 반복해서 강조했던 말은 어느새 현대공작소 운영 원칙이 됐다.

그는 "아버지가 서해안쪽에선 뭘 개조하거나 만드는 일, 선반으로 가공하는 기술이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던 분이다. 철을 다루는 일에 한 마디로 도가 텄던 분이다. 홍성, 청양, 당진, 천안 쪽에 거래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주로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부품을 수리하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안 될 것 같은 것도 선반을 이용해 그대로 깎아 만들어줬는데 의뢰한 사람들이 저마다 만족했다"라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전했다.
 현대공작소 전경.
ⓒ <무한정보> 황동환
 현대공작소 내부 전경. 각종 기계장비, 다양한 연장 등이 주인장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현대공작소는 150평 규모로 작업장 옆에 김 대표의 가족이 거주하는 집이 있다. 서른 네 살 때 결혼한 김 대표는 아내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아들 준호씨는 아버지의 특기를 타고났는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현재 군산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박사 논문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딸 현아씨는 예산읍 설악추어탕 큰 며느리로 출가했다.

의용소방대원으로도 30년 넘게 활동했던 그는 지난 2018년 예산군의용소방대 예산읍 서남대장 임기를 마지막으로 제대했다.

김 대표는 "예전엔 밤낮 가리지 않고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 위험하고 힘든 일이지만 보람도 많았다. 낮에 본업에 근무하면서 예방활동도 많이 했다. 의소대가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라며 "요즘 큰 산불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데, 산특히 산불은 안일하게 생각하면 큰 일 난다. 특히 잔불은 남김없이 꺼야 하고, 겉으로 봐서 꺼진 것 같아도 낙엽속 불씨가 있을 수 있으니, 확실하게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산불 진화 요령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업할 때 가장 유의해야할 것이 안전 확보다. 용접할 땐 반드시 옆에 소화기를 준비해야하고 인화성 물질에는 물을 뿌려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셨던 분"라고 전하는 김 대표의 모습에서 그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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