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14→3%…'역선택 방지룰' 적용하니 지지율 요동쳤다
역선택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시끄럽다. 양당 모두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기로 하자, 반전을 노리던 ‘언더독’(Underdog·열세)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은 14일 “신천지와 전광훈이 두려운데 무슨 선거를 치르냐”고 경선 불참을 선언했고, 김동연 경기지사는 13일 “역선택 우려는 내란 종식을 이끈 시민 역량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며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역선택 방지는 여론조사 응답자에게 지지 정당을 물어 타 정당 지지층을 배제하고, 자당 지지층 및 무당층 응답만 반영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2022년 말 ‘정진석 비대위’에서 당내 경선 시 의무 적용하도록 당헌에 못 박았고, 민주당은 12일 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에서 조항 도입을 결정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는 명분은 외부 교란 방지다. 통상적인 여론조사를 하면 반대 진영에서 경쟁 당의 특정 후보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직적 개입에 능한 민주당 지지층이 작정하고 뛰어들면 감당 불가”라고 했고, 민주당 관계자는 “반(反)이재명을 내건 보수 지지층의 역선택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대로 “역선택 방지는 민심과 괴리된 후보를 내세울 우려가 있고, 중도 확장을 막는 악법”(국민의힘 전직 의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역선택 방지 룰에 맞춰 조정하면 특정 주자의 지지율이 요동치기도 했다.
한국갤럽·세계일보의 10~11일 전화면접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호도는 전체 응답자 기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8%), 유승민 전 의원(1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1%),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각 10%) 순이었다. 하지만 역선택 방지 룰을 적용하면 김문수(30%), 한동훈·홍준표(각 14%), 안철수(7%), 유승민(3%)로 김문수 상승, 유승민 하락이 두드러졌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하지만, 대중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유 전 의원 같은 후보에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수학적인 계산일뿐 과거 굵직한 경선에서 역선택으로 반전이 연출되지는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2021년 국민의힘 대표 선거 최종 경선(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에선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됐지만, 이준석 후보가 당 기반이 두터운 나경원·주호영 후보를 꺾었다. 2022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 땐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경선 보이콧을 내걸고 반대해 역선택 방지 없이 치러졌지만, 윤석열 후보가 이겼다. 그해 6월 김은혜-유승민 후보가 맞붙은 경기지사 후보 경선(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에서는 친윤계의 역선택 방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김 후보가 승리했다.
민주당에서도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맞붙은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역선택 논란이 일었다. 지역별 순회 경선과 1·2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했던 이재명 후보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재명(28.3%) 대 이낙연(62.4%)으로 크게 지자 이재명 후보 측은 “조직적 역선택”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이재명 선출’이란 결과가 바뀌진 않았다. 역선택 방지 조항이 도입된 2022년 8월 민주당 대표 선거(중앙위원 투표 70%, 여론조사 30%) 때는 박용진 후보가 “국민에게 문 닫는 제도”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가 77.8%를 득표한 압도적 선거로 역선택 방지 여부는 변수가 아니었다”고 했다.
손국희ㆍ강보현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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