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규만 문제 아니다... 한덕수가 지명한 함상훈의 이해불가 판결들

박성우 2025. 4. 14. 11: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4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정당하다고 판결한 함상훈... 성범죄자에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감형

[박성우 기자]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 중 이완규 법제처장은 위헌 계엄 직후 삼청동 안가에서 회동을 가져 현재 내란죄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인물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이 처장과 함께 지명된 함상훈 판사의 경우 비교적 그 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적었다. 그런데 함 판사의 과거 판결을 살펴보니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대목들이 포착되었다.

2400원 횡령했다고 17년 일한 기사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함상훈

먼저 '2400원 버스요금 횡령 사건'이다. 지난 2014년 전북의 한 시외버스회사는 17년 차 버스기사 이희진씨를 2400원의 버스요금을 착복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이씨는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거슬러 주는 과정에서의 실수라고 주장했으나 회사는 그러한 주장이 거짓이라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착복 혐의는 인정했으나 "7년 동안 운송수입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인데다가 그 액수도 상당히 적은 금액에 해당되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회사의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017년 2심 재판부는 1심과 다른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횡령한 것은 그 액수의 다과를 불문하고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씨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2심 재판부에 속해있던 판사가 바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함상훈 판사다(관련 기사 : "2400원 버스기사 해고 정당"... 사법부, 끝내 회사 손 들어줬다).

"노동3권 부정한 함상훈, 헌법재판관 자격 없다" 사퇴 촉구 목소리도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함 판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는 "헌법 제33조 부정하는 자에게 헌법재판관 자격 없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놓았다.
ⓒ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당시 이씨를 직접 만나는 등 해당 사건을 오랜기간 취재해 온 문주현씨는 기자에게 "함 판사가 너무 불성실하게 이 사건을 살펴봤다고 생각한다"며 "회사는 횡령액이라고 주장하는 2400원의 수천 배에 달하는 변호사 비용을 들여가며 노동자를 해고하려 했다. 그런 상황에서 판사라면 회사의 수입을 착복했으면 무조건 횡령이라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꼼꼼하게 분석해 결론을 냈어야 했다. 해고는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며 당시 판결을 지적했다.

문씨는 "함 판사의 잘못된 판결로 한 노동자의 명예가 실추되고 삶이 망가진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러한 사법부의 판결로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참 씁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함 판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는 "헌법 제33조 부정하는 자에게 헌법재판관 자격 없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은 "한덕수가 위헌적으로 지명한 함상훈은 운행수입금 2400원을 빠트렸다는 이유로 이뤄진 버스노동자 해고가 정당하다고 손 들어준 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정하는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법원이다. 헌법 33조(노동3권)를 부정하는 자가 재판관이 된다면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헌법 33조를 부정하는 자에게는 민주공화국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자격이 없다. 함상훈은 즉시 사퇴하라"라고 함 판사의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이해하기 힘든 성범죄자 감형 전력에 우병우에게도 국정농단 방조 면죄부 줘

한편 함 판사는 성범죄 관련 판결에서도 통상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유를 내세우며 성범죄 가해자들의 형량을 낮춰줬던 점도 드러났다.

11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함 판사는 지난 2016년, 미성년자를 추행한 성범죄 가해자의 형량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에서 벌금 500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가해자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회사로부터 퇴직당한다는 이유였다.

또한 13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함 판사는 지난 2017년, 친딸에게 5년 가까이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의 형량을 징역 6년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했다. 가해자가 "잠결에 의식 없이 딸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은"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가해자가 "이혼한 후에도 아내 없이도 딸에 대한 애정으로 딸과 살갑게 지내왔다"는 이유였다.

이외에도 함 판사는 지난 2021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하고 불법 사찰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형량을 징역 4년에서 징역 1년으로 대폭 감형한 바 있다.

당시 함 판사가 부장판사로 재직한 서울고법 형사2부 재판부는 우 전 수석에 대해 "대통령이 별도로 지시하지 않는 이상 민정수석의 적극적인 감찰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국정농단 방조 등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