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글쓰기] 라일락 향기가 퍼지면 나무 시장에 가야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 <편집자말>
[정무훈 기자]
다시 봄이다. 인생의 봄날은 짧지만, 계절의 봄은 고맙게 매년 다시 온다. 벚꽃 사이로 다정하게 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라일락 향기가 창문을 넘어 집 안으로 퍼지면 나무 시장에 갈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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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 나무 키우기 가지마다 열린 레몬 |
| ⓒ 정무훈 |
동네 화원에 가서 레몬 나무의 상태를 말하고 사장님께 조언을 구했다. 사장님은 나무를 기르기 위해서는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나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나무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 병충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생기기 때문에 항상 나무를 잘 살펴보고 돌봐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약을 뿌리지 않고 천연 항생제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돌보는 노력은 들이지 않고 수확만 기대하고 있었구나.'
나를 가만히 돌아보았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이가 잘하기만을 기대했지,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섬세하게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봄을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천연항생제를 만들어 레몬 나무에 뿌려주고 물로 매일 깨끗하게 잎을 닦아주고 햇살이 가장 좋은 자리에 화분을 옮겼다.
올해는 레몬이 열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레몬 나무를 정성껏 돌보려 한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레몬 나무이기 때문이다. 며칠이 지나서 신기하게 나무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고 작은 씨방이 하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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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나무 나무시장의 레몬나무 |
| ⓒ 정무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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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 꽃시장 봄꽃 봄꽃 화분 |
| ⓒ 정무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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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나무 구입한 레몬나무 |
| ⓒ 정무훈 |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자발적인 돌봄을 선택하는 것이다. 노동과 취미의 기준은 자발성이다. 열매를 못 맺는 아픈 레몬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성과 애정이 필요하다. 마트에 가면 싱싱하고 값싼 레몬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데 굳이 집에서 매일 나무를 살피고 돌보고 잎을 정리해 주고 화분에 새 흙을 넣어주는 것은 생명을 돌보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가꾸는 일은 번거로움과 수고를 동반한다. 새순이 나고 잎이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새로 구입한 레몬 나무를 키우던 레몬 나무 옆에 두었다. 나무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상상을 해 본다. 서로 꽃을 피울 때가 언제인지, 열매를 어떻게 키울지 속삭일 것이다. 나무도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며 자랄 것이다. 레몬 나무는 꽃이 지자, 손톱만 한 레몬 열매를 매일 품고 하루하루 키운다. 오늘 아침도 눈을 뜨자마자 레몬 나무를 돌보러 콧노래를 부르며 레몬 향 가득한 베란다로 향한다. 오늘도 나는 풍요로운 레몬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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