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보는데 한국 '막장' 드라마가 떠오른 이유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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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스틸컷 |
| ⓒ ㈜영화특별시SMC |
15년 전 마약 단속국 요원으로 타이베이를 방문했던 존 롤러(루크 에반스)는 대만 최고의 레이서 조이(계륜미)와 사랑에 빠진다. 꿈만 같던 사랑도 잠시, 연인에게 수갑을 채워야 하는 위기의 순간을 맞으며 이별을 택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대만을 찾은 존은 우연히 조이와 재회해 운명 같은 인연을 확인한다.
한편, 수산업으로 위장해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 중인 거물 강 회장(성 강)은 조이와 결혼해 아들 레이먼드(와이어트 양)와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물론, 비밀 장부까지 없어져 골치 아프게 되었다. 결국 강 회장은 밀고자를 색출해 응징하고자 했으나 사랑하는 조이와 레이먼드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고 극단의 조치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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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스틸컷 |
| ⓒ ㈜영화특별시SMC |
여전히 블랙요원으로 활동 중인 '존'은 한 음식점에 요리사로 위장해 묵묵히 마약 밀매 출처를 캐내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가족의 존재를 모르던 그가 15년 만에 대만에서 남다른 가족애를 펼치며 기쁨을 맛본다. 가족 중심의 주제는 영화 <분노의 질주>의 오랜 시그니처 중 하나다. 시리즈를 좋아하던 팬들에게 또 한 번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클리셰로 쓰였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빌런 '강 회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이다. 시도 때도 없이 무자비함을 드러내며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의 숨 막히는 대결이 담긴 <연인>(2004)이 떠오른다. <연인>은 오마주 되어 세 사람의 어긋난 운명과 빌런의 뒤틀린 순애보를 상징하는데 쓰인다.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연인>이 상영되는 극장에서 존과 강의 마지막 대결이 펼쳐지며 패러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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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스틸컷 |
| ⓒ ㈜영화특별시SMC |
뤽 베송의 인장이 세다. <택시>, <트랜스포터>, <테이큰> 시리즈의 각본에 참여한 경력자답게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의 각본과 제작자로 참여했다. 속도감 있는 카 체이싱은 짜릿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파티 속으로 관객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하다. 속도감과 전율을 오롯이 느끼려면 일반관보다 4DX 및 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 관람을 강력 추천한다.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환호를 질러 본 의외의 경험을 만끽 했다.
액션과 로맨스에 중점을 둔다면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다. 대만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계륜미의 파격 변신과 모성애 잔상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장점도 있다. 순수와 박력을 자유자재로 오고 가는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다만,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점이 명확하다. 도시와 인종만 바꾸며 각종 영화의 흥미 요소만 따와 이어 붙인 각본이다. 허술한 스토리는 실소를 부른다. 한국 아침 드라마가 떠오르는 출생의 비밀은 기시감을 부른다. 인물 간의 깊이 있는 서사나 갈등, 감정 등이 제거된 캐릭터의 피로감도 크다. 단순하고 전형적인 캐릭터가 개연성과 따로 움직이니 반전마저도 예견된 결과처럼 큰 감흥도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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