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이식된 돼지 신장 130일 만에 제거

박정연 기자 2025. 4. 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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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교정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미국의 50대 여성이 이식 130일 만에 신장을 제거했다.

돼지 신장이 사람에게 이식돼 가장 오랜 기간 기능을 유지한 사례로 기록됐지만 끝내 면역 거부 반응을 극복하지 못했다.

뉴욕대 랑곤 병원에서 이뤄진 이번 이식 수술은 인간과 유전자가 일부 일치하도록 돼지를 교정한 뒤 신장을 이식했다.

이식 신장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면역억제제 투여도 고려됐지만 신장 기능의 회복 가능성이 낮고 환자의 건강을 우선시해 제거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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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신장 이식 최장 사례
유전자 교정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미국의 50대 여성이 이식 130일 만에 신장을 제거했다. 신장을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유전자 교정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미국의 50대 여성이 이식 130일 만에 신장을 제거했다. 돼지 신장이 사람에게 이식돼 가장 오랜 기간 기능을 유지한 사례로 기록됐지만 끝내 면역 거부 반응을 극복하지 못했다.

1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뉴욕대 랑곤 헬스는 앨라배마주에 거주하는 53세 여성 투와나 루니가 지난해 11월 25일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으며 4개월 9일 후인 올해 4월 4일 신장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면역억제제 투여량을 줄인 이후 장기 거부 반응이 나타났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장 제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루니는 과거 친모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뒤 남은 신장이 기능을 잃으면서 9년간 투석 치료를 받았다. 뉴욕대 랑곤 병원에서 이뤄진 이번 이식 수술은 인간과 유전자가 일부 일치하도록 돼지를 교정한 뒤 신장을 이식했다.

수술에 사용된 돼지는 생명공학 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의 자회사 리비비코어가 개발한 유전자 교정 돼지로 총 10개의 유전자가 교정됐다.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고 혈액 응고 위험을 낮추는 유전자 교정이 이뤄졌다.

이식 초기 루니의 회복은 순조로웠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며 일상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 2월에는 고향인 앨라배마로 돌아가 일상생활을 재개했다. 3월 31일부터 배뇨 이상과 함께 크레아티닌 수치가 상승하며 신장 기능 저하가 시작됐다.

병원 측은 처음에는 탈수에 의한 일시적 변화로 판단했으나 상태가 악화되자 뉴욕 소재 의료기관으로 다시 이송했다. 생검 결과 명확한 거부 반응이 확인됐다.

루니의 담당 의료진은 "감염 치료를 위해 일시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줄인 것이 거부 반응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식 신장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면역억제제 투여도 고려됐지만 신장 기능의 회복 가능성이 낮고 환자의 건강을 우선시해 제거가 결정됐다.

루니는 병원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투석 걱정 없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비록 결과는 아쉽지만 이 실험이 향후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루니는 다시 투석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을 회복 중이다.

이식용 장기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리비비코어에 돼지 신장 이식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첫 단계에서 6명의 환자에게 이식이 이뤄질 예정이다. 성공 시 50명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학계에선 이종이식에 성공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돼지 세포 표면의 당 분자를 제거하거나 바이러스 잔재물 제거 유전자를 교정하는 방식 등을 통해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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