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로 골머리 썩던 도봉구 변신…호주서 발견한 '이것' 덕분

최근 서울 1호선 방학역 인근 도봉로에 눈에 띄게 담배꽁초가 줄었다. 식당가가 밀집돼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골머리를 썩이던 지역이다. 기존 가로쓰레기통에 부착된 지름 6.2㎝, 28.5㎝ 길이의 강철합금 통이 거리 풍경을 바꿨다. 서울 도봉구가 서울 자치구 최초로 선보인 ‘도봉형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이다.
2022년 8월 서울에 내린 폭우로 강남 일대에 물난리가 났을 때 원인 중 하나로 담배꽁초가 지목됐다. 흡연자들이 무단 투기한 담배꽁초가 도로 하수구에 쌓여 물이 빠지는 것을 막은 탓이다.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도 빈번한 편이다. 도봉구에 따르면 쓰레기통에 버려진 꽁초에 남은 불씨가 쓰레기에 옮겨붙는 화재가 연간 10건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플라스틱 성분인 담배 필터가 바다에 유입되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2020년 환경부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약 8억 개 정도의 담배꽁초가 수로를 통해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 관계자는 “기존에 쓰던 단독형 담배꽁초 수거함은 비용도 대당 20만원 정도 드는 데다가 설치 장소를 놓고 민원도 많았다”고 말했다. 상가나 건물주들이 건물 앞에 꽁초 수거함을 두는 것을 싫어하는 탓이다. 이런 와중에 김미화 도봉구 자원순환과 도시청결팀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김 팀장은 “호주 멜버른에 여행을 갔다가 쓰레기통에 담배꽁초 수거함이 부착된 것을 우연히 보고서 이거다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 수거함을 설치할 게 아니라 기존 쓰레기통에 담배꽁초 수거함을 붙이면 되니 민원도 적겠다 싶었다.
하지만 자체 제작을 하려 하니 제작비가 개당 7만~8만원이 들었다. 김 팀장은 “수소문 끝에 기존에 호텔 등에서 쓰던 부착형 담배꽁초 수거함이 있는 것을 찾아내 개당 4만원에 설치할 수 있었다”며 “안전하게 설치하기 위해 기존 쓰레기통을 드릴로 뚫고 나사로 꽁초 수거함을 고정해야 하는데 환경 공무관님들이 마다하지 않고 수고해주셔서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도봉구는 담배꽁초 수거함을 구내 43개소에 시범 설치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 구 내 300여 개의 가로쓰레기통마다 수거함을 전부 설치할 계획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이번에 설치한 도봉형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이 선도적인 모델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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