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일본판 ‘민생지원금’ 논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발효됐던 지난 9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원내대표격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자민당 정조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관세에 대한 경제 대책을 당 차원에서 정하라고 말했다.
오노데라 회장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논의를 거쳐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정했다. 소득과 관계없이 1인당 3만~
5만 엔(30만~50만원)을 일률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공명당 내부에선 “10만 엔 정도는 줘야 임팩트가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전 국민 지원금’이 트럼프 관세에 대한 경제 대책의 중심으로 일본에선 급부상했다.
![하야시 일본 관방장관이 1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 현금 지원안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 기자회견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1/joongang/20250411001425504xcoy.jpg)
명분은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과 고물가로 인한 국민 부담이지만, 뚜껑을 열고 보면 실상은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 때문이다.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가졌던 2월만 하더라도 이시바 내각지지율이 40%대를 회복하는 듯싶었지만, 이후 “일본도 예외 없다”는 가차 없는 관세 망치에 두들겨 맞으며 3월부터는 30% 안팎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로 인해 자민당 내부에선 “이대로라면 참의원 선거도 어렵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액수와 부족한 명분으로 인한 선거용 퍼주기 비판이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졌던 2020년에도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0만 엔의 ‘특별 정액 급부금’을 줬는데, 당시 13조 엔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됐다. 그런데도 70% 정도는 소비 진작이 아닌 은행 통장으로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을 정도로 경제 대책으로써 현금 지급은 효과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액수나 대상 등 세부 내용은 이제부터 야당과 협의해 정해나갈 테지만, 한 번 내리면 올리기 힘든 소비세율을 낮추는 방안보다는 낫다고 보고 자민당으로선 어떻게든 참의원 선거 전에 결론 내는 것을 목표로 삼은 듯하다.
대선 날짜가 정해진 한국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금 방안이 재점화될 수 있을까. 유력한 야권 주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해 9월 부결됐지만, 올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추경에 ‘소비 진작 4대 패키지’로 포함돼 있다.
일부에선 ‘내란회복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니 ‘표(票)퓰리즘’과 명분의 문제는 선거철만 되면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인 듯하다.
정원석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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