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만 기다렸다...'어른 김장하'부터 검찰 비판 영화까지
성하훈 영화저널리스트
윤석열 파면 선고를 기다리며 시기를 보고 있던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같이 윤석열 내란과 관련된 정치 사회적 민감한 이슈들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라는 게 특징이다.
계획이 없다가 갑자기 재개봉을 결정한 영화도 있다. 공교롭게도 개봉 시기가 현재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상업영화도 포함돼 있다. 윤석열 파면이 한국 영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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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 김장하> 스틸컷 |
| ⓒ 시네마달 |
<어른 김장하>는 진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독지가로 수많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선행을 이어왔던 김장하 선생의 삶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지난 4일 이후 영화 <어른 김장하> 속 당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김장하 장학생'으로서 주변 인사들이 몰래 마련한 생신 축하 행사에 나와 인사를 전하며 울컥하는 장면은 큰 화제가 됐다(관련기사 : 문형배 재판관 '울컥', 윤석열 파면에 화제된 이 장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2019년 인사청문회 때도 김장하 선생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고2 때부터 대학 졸업까지 장학금을 받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김장하 선생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한 당시를 회상하며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이 사회에 갚아라"라는 김장하 선생의 발언을 전했다. 해당 장면은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왔고 다큐의 신속한 재개봉으로 이어지게 됐다.
퇴임을 앞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퇴임 후 관객과의 만남에 나서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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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수수색 : 내란의 시작> |
| ⓒ 뉴스타파 |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검찰이 상영을 제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은 4월 4일 열린 공판을 담당한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검사들의 원활한 공소유지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나아가 신변의 위험까지 발생하게 할 위험이 큰 피고인들의 영화 방영을 재판부께서 적절히 제지하시는 등 소송 지휘권을 행사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금 중인데 마감(13일)을 3일 앞둔 10일 현재 목표액 5천만원을 두배 이상 초과한 1억 이상이 모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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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당>의 한 장면 |
|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특히 정치인 자제의 마약 의혹과 경찰의 마약 수사를 방해하는 권력의 모습, 허위 증언 사주, 증거 조작 등 최근에 발생한 사회적 이슈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그간 수없이 제기된 정치 검찰에 여러 문제들을 호쾌한 오락영화로 녹여내고 있는데, 검찰 문제를 오랜시간 들여다 봤다는 감독의 시선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어!"라는 극중 대사를 거론하며 "영화 <서울의 봄>이 과거의 쿠데타를 소환해 미래의 쿠데타를 예견했다면, 영화 <야당>은 검찰 해체를 예견하는 것 같은 영화다. 고작 시험 한 번 합격한 것 가지고 팔자 세게 고치려는 자들의 민낯을 까발린다. 시의적절한 주제 의식도 훌륭하지만 오락성도 특급"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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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만날, 조국> |
| ⓒ ㈜켈빈클레인프로덕션 |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민주 세력들이 겪은 탄압과 투쟁에 대한 증언을 통해 언론에서 쉽게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시점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한 최강욱 전 의원, 조정래 작가, 황현선 사무총장, 김선민 대표권한대행,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이 출연한다.
4월 개봉 예정으로 제작비 펀딩을 진행했고 목표 금액을 다섯배 초과하면서 마무리 됐다. 제작진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 장면이 반드시 담겨야 했다"며 "대선에 맞춰 개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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