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도 못 살렸다... 같은 '알쓸'인데, 이번엔 왜 이럴까

김종성 2025. 4. 9. 15: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뷰]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지중해>

[김종성 기자]

 '알쓸별잡: 지중해'의 한 장면
ⓒ tvN
지중해로 떠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지중해>(이하 <알쓸별잡: 지중해>)의 반응이 생각보다 미지근하다. 객관적 지표라 할 수 있는 첫회 시청률은 2.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 머물렀고, 2회 시청률은 1.7%로 하락했다. 이처럼 tvN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알쓸' 시리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대체 무슨 까닭일까.

프로그램의 틀은 그대로다. 여행과 수다가 결합되는 지식의 향연이라는 콘셉트는 2017년 '알쓸신잡' 때와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에는 인류 문명이 교차하는 지중해 뱃길을 따라 유럽의 여러 도시(로마, 시칠리아, 몰타, 바르셀로나, 마르세유, 제노바)를 여행하며 건축, 과학, 우주, 인문, 문학 등 다양한 '잡학' 수다를 쏟아낸다. 도시의 면면의 보면 낭만의 극치라 할 만하다.

출연진은 약간의 변동이 있지만, 늘상 있어왔던 변화 수준이다. <알쓸범잡> 시리즈 이후 3년 만에 윤종신이 돌아왔고, 배우 배두나가 MC로 새롭게 등장했다. 잡학박사로 '건축'의 유현준 교수, '과학'의 김상욱 교수, '천문학'의 심채경 교수가 앞선 시즌에 이어 합류했고, '문학'의 안희연 시인, '자연사' 이정모 관장 등이 새롭게 선을 보인다. 이처럼 익숙한 이들과 새로운 이들이 조합됐다.

지중해라는 이야기의 보고를 여행하고 있는 잡학박사들의 수다가 어째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걸까. 시청률 1.7%라는 성적표는 아쉽기만 하다. 참고로 <알쓸별잡> 시즌1은 첫회 2.9%로 시작해서 6회(1.6%)를 제외하면 2%를 아슬하게 넘겼다. 물론 2059 타깃 시청률이 2년 연속 동시간대 1위에 올랐지만, 과거에 보여줬던 명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물론 OTT의 강세에 따라 TV 시청률의 하락은 전반적인 추세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티빙(TVING)에서도 '오늘의 티빙 TOP20' 순위가 6위(4월 9일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시 말해 콘텐츠의 파급력이나 화제성이 이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이라면 자칫 다음 시즌의 제작마저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꾼이 사라졌다는 게 <알쓸별잡: 지중해>의 가장 큰 어려움이다. 유현준과 김상욱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주요 스토리텔러다. 두 사람은 마치 보이지 않는 공을 주고받듯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안희연과 심채경도 한 자리에 있지만, (사실상 청자에 가까운) 그들의 발언권은 상대적으로 적고, 그만큼 대화의 균형감이 맞춰지지 않는다.

<알쓸신잡>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당시에는 유시민, 김영하, 황교익, 정재승이 이야기의 균형을 맞췄었다. 김영하와 유시민이 이야기의 틀을 잡아나갔고, 황교인과 정재승이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할지라도, 그들의 대화 방식은 존중할 만큼 우아했다. 또 흥미로울 정도로 치열했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반전도 있었다.

<알쓸별잡> 시즌1에서는 이동진 평론가가 색다른 관점과 통찰력을 보여줬고, '별난' 그의 존재가 대화에 확실한 염도를 제공했다. 대화가 밋밋해지지 않았다. 반면, <알쓸별잡: 지중해>를 보고 있으면 다양한 지식이 좌판 위에 놓여 있는 듯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와닿지 않는다. 각자 준비한 대사를 발화하고, 그에 적당한 리액션으로 화답할 뿐이다.

결국 이야기가 다시 끓어올라야 한다. 좀더 뜨겁게 이야기가 뿜어져 나와야 하고, 보다 날카롭고 예리한 이야기가 서로를, 그리고 시청자를 찔러야 한다. 단지, 지중해의 유려한 풍경을 보려고 한다면 여행 예능을 보면 될 일이다. 또,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라면 시청자 입장에서 굳이 볼 이유가 없다. 이야기의 밀도와 농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이것이 <알쓸별잡: 지중해>의 숙제다.
 '알쓸별잡: 지중해'
ⓒ tvN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